CEO(최고경영자)는 회사의 비전과 목표, 방향성 전반을 이끈다. 다양한 사업 전략을 세운 후 이를 진두지휘한다. CEO가 잘못된 선택과 판단을 내리면 기업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그만큼 CEO의 책임은 막중하다. 이에 <EBN 산업경제>는 [건설사 CEO 포커스] 시리즈를 통해 CEO들의 면면을 샅샅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대방건설 사옥  [출처=대방건설]
대방건설 사옥 [출처=대방건설]

소통과 화합을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은 구찬우 대방건설 대표이사가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기업 성장을 이끌며 '주택사업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도록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 시평 108위 → 15위… 15년간 '상승 곡선' 그린 대방건설

5일 업계 내용을 종합하면, 구찬우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대방건설이 건설업계 내 '주택사업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21년 시공능력평가 첫 10위권(15위) 문턱을 넘은 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비록 지난해와 올해 시·평 순위는 20위권으로 하락했지만, 실적은 업황 불황속에서도 눈에 띄는 개선율을 기록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대방건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207억원으로, 전년 994억원 대비 약 2.2배(122.4%)가 늘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타 건설사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과는 대조 되는 부분이다. 대방건설의 영업이익 개선은 매출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기간 매출액은 1조1722억원에서 1조7952억원으로 약 1.51배(53.15%) 급증했다.

매출 성장은 분양사업의 호조가 견인했다. 전체 매출의 95% 비중을 차지하는 분양수익이 1년 새 53.62%(1조1215억원→1조7228억원) 증가했다. 공사수익 역시 78.69%(276억원→493억원) 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매출 확대로, 원가율과 판매관리비 비중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원가율은 전년 대비 4.19%p(81.72%→77.53%) 하락했고, 판관비 비중은 8.11%p(18.29%→10.18%) 줄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8.48%에서 12.30%로, 3.82%p 상승했다.

기업 성장의 흐름을 최근 15년으로 넓혀보면, 대방건설의 상승 곡선은 한층 더 뚜렷해진다. 2010년 시공능력평가 108위에 머물렀던 대방건설은 이듬해 82위로 올라서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2012년 66위 △2013년 58위 △2014년 53위 등 매년 순위가 꾸준히 상승했다. 2016년에는 30위권에 진입했고, 2021년에는 시공능력평가액이 처음으로 2조원대(2조4853억원)를 돌파하며 15위까지 치고올랐다. 업계가 대방건설을 '주택사업의 신흥강자'로 칭하는 이유다.

◆ 대방건설 성장의 '키맨', 구찬우 대표이사

상황이 이렇자 업계 시선은 대방건설 성장 '1등 공신' 구찬우 사장에게로 쏠린다. 

구 사장은 1974년생, 수원대학교 출신이자, 대방건설그룹 창업주 구교운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2000년 대방건설 주임 △2002년 대방건설 팀장 △2003년 대방건설 실장 △2007년 대방건설 부대표 등을 역임한 인물로, 2009년부터는 대방건설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의 최고 성과는 단연 대방건설 '대기업집단 지정'이다. 2021년 대방건설은 자산총액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하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당시 공정위는 "사업이익 증가와 사업용 토지 취득 확대에 따른 자산 증가가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구 사장이 이끄는 대방건설의 변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대방건설은 창립 30주년을 맞은 2021년, 새로운 도약의 상징으로 통합 브랜드 '디에트르'를 출범시켰다.

디에트르는 대방건설의 'D'와 존재를 뜻하는 '에트르'를 결합한 이름으로, '존재감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브랜드 론칭 이후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 다양한 부문에 적용되며 대방건설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 체계가 단일화되어 있지 않아 고객에게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통합 브랜드 체제로 전환했다"며 "디에트르 출범을 계기로 브랜드 위상과 이미지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성장 그늘... 부당지원 의혹 '리스크 관리' 과제로

다만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대방건설 앞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자회사 대방산업개발 등을 불법적으로 지원하고 공공택지를 전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대방건설에 과징금 205억원을 부과하면서 비롯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2069억원 규모의 6개 공공택지를 대방산업개발과 5개 자회사에 전매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부당한 지원이 이뤄졌다고 판단, 대방건설과 계열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특히 공정위는 대방건설이 개발 호재가 있는 알짜 택지를 전매하는 과정에서 시행이익과 시공이익을 동시에 자회사 측이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향후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두고 딸 회사를 키워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편법 승계를 위한 부녀 간 지원이 아닌, 아들·사위 회사의 딸·며느리 회사 지원이어서 구교운 회장을 고발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업황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주택사업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대방건설 구찬우호(號). 이번 의혹을 딛고 다시 한 번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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