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로고 [출처=연합]
메타 로고 [출처=연합]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Meta)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을 통해 불법 광고로 연간 약 160억 달러(약 23조 원)를 벌어들였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이는 메타의 지난해 전체 매출(1645억 달러)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메타 플랫폼에서 유통된 불법 광고는 사기성 전자상거래, 투자 사기, 불법 도박, 금지 의료제품 판매 등으로 다양했다. 하루 평균 이용자에게 노출된 ‘고위험 사기 광고’는 약 150억건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이른바 ‘성공한’ 사기 사건의 3분의 1이 메타 플랫폼에서 발생했다. ‘구글보다 메타에서 사기 광고를 게재하기가 더 쉽다’는 평가도 포함됐다. 한국에서도 유명인이나 대통령을 사칭한 투자 사기 광고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확산된 바 있다.

문제는 메타가 이러한 광고를 불법으로 인지하고도 매출 손실을 우려해 적극적인 차단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메타는 사기 확률이 95% 이상인 광고만 자동 차단하고 그 미만의 광고에는 ‘광고 요금 인상’ 형태의 간접 제재를 부과했다.

광고주 심사팀에는 ‘회사의 전체 수익의 0.15% 이상 비용이 드는 조치를 금지한다’는 내부 규정이 존재해 불법 광고 단속의 강도가 제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불법 광고를 대폭 줄일 경우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메타의 금융사기 광고 게재 여부를 조사 중이다. 영국 규제기관도 “2023년 전체 온라인 결제 사기 피해의 54%에 메타가 연루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메타는 불법 광고 단속 대신 규제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만 부분 대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대해 “”사기 광고 대응 등을 위해 수행한 평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익의 10%가 불법 광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추정은 “정확하지 않고 지나치게 포괄적”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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