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항 컨테이너 전경. [출처=연합]
수출항 컨테이너 전경. [출처=연합]

3분기 수출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파도에 올라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1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수출액은 1850억달러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 2분기(2.1%)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반도체 효과’다. 자본재 수출액이 11.2% 늘어난 111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남아 있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견인했다.

소비재 수출도 4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끊고 4.9% 증가한 239억달러를 기록했다. 전기차가 유럽 시장으로, 중고차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으로 뻗어나가며 회복세를 이끌었다. 반면 원자재 수출액은 화학·섬유·철강 부문 약세로 1.9% 감소한 500억달러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223억달러(5.1%↑)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 중심의 자본재 호조 덕분이다. 중견기업은 반도체 장비와 부품 수출 증가로 7.0% 늘어난 323억달러를 달성했으며, 중소기업도 298억달러(11.9%↑)로 3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대기업 수출이 늘면서 상위 10개 기업의 수출액 비중을 뜻하는 무역 집중도는 전년보다 2.6%포인트 증가한 40.0%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림자도 있다. 대미 수출은 3.9% 줄어 293억달러에 그쳤다. 2023년 이후 처음으로 3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반면 수입액은 1.5% 늘어난 1624억달러로 집계됐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모멘텀은 강하지만, 원자재와 소비재의 불균형이 여전하다”며 “4분기에는 교역 환경보다 기술 경쟁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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