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출처=한화오션 ]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출처=한화오션 ]

캐나다 정부가 총 60조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조달 사업(CPSP)에 대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공식 발송하면서 한국과 독일의 ‘양자 대결’이 본격화됐다.

한국 측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 형태로 참여해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최근 한화오션에 CPSP 사업 입찰제안요청서를 전달했으며, 제안서 제출 기한은 내년 3월 초까지다. 최종 사업자는 이르면 내년 중 선정될 전망이다.

이번 사업은 12척 규모의 3000톤급 잠수함을 조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향후 유지·정비(MRO) 비용을 포함하면 총 60조원에 달한다.

캐나다는 지난 8월 한화오션과 독일(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을 적격후보로 선정했다. 양측은 내년 초까지 세부 제안을 제출해야 하며, 캐나다 정부는 2035년 첫 잠수함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측은 한화오션이 개발한 3600t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 '장영실함'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모델을 제안했다. 이 함정은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최대 3주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작전할 수 있다. 항속 거리는 약 7000해리(1만2900㎞)에 달한다. 또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K-VLS)도 갖췄다.

한국은 납기와 유지보수 역량을 주요 강점으로 내세운다. 캐나다 정부가 첫 잠수함 인도를 2035년 이전으로 원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오션은 2035년 이전에 4척을 우선 인도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미 장보고-Ⅲ급 3척을 건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 신뢰성과 검증된 제작 일정이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 TKMS는 ‘타입 212CD’(2800t급) 잠수함을 제안했다. 해당 모델은 현재 건조 중으로, 아직 시찰이 불가능하다. 무장 탑재력과 배수량 측면에서도 한화오션의 제안 모델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TKMS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다수의 잠수함을 납품한 경험을 내세워, 체계 호환성과 나토 표준 연계성을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현지 협력 네트워크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캐나다 최대 건설사인 PCL건설과 잠수함 관련 인프라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현지 기업 및 중소기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최종 수주 시 인프라 조기 착수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최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한 기간 중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장영실함에 직접 승함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카니 총리를 맞이하며 한화오션의 해양 방산 기술력을 소개했고, 이 자리에서 캐나다 정부 인사들은 한국의 조선 및 방산 역량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카니 총리는 경주에서 '국방·안보 분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양국은 방위산업 협력을 고도화하고 군사·국방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는 등 양국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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