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수에즈막스 원유운반선. [출처=삼성중공업 ]](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622_704683_213.jpg)
국내 조선업계가 올들어 유조선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LNG운반선 발주 공백이 길어진 가운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와 수에즈막스급을 중심으로 탱커 발주가 집중되며 조선소의 수주고가 채워지는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 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유조선 수주는 46척으로, 이미 전년치를 크게 넘어섰다.
삼성중공업 올해 20척의 유조선(셔틀탱커 포함)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VLCC 2척을 추가 수주하며 올해에만 총 12척의 VLCC를 따냈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중대형 탱커 수주를 꾸준히 쌓으며 올해 14척을 확보했다. VLCC·수에즈막스 등 중대형 선종과 아프라막스급 계약이 고르게 유입됐다.
중형 조선사들도 유조선 회복세의 수혜를 받고 있다. 대한조선은 지난 9월 한달 동안 수에즈막스급 8척을 연달아 따내며 존재감을 키웠고, 케이조선은 지난 6일과 12일 유럽 소재 두 선사와 각각 11만 5000톤급 원유 운반선 3척(옵션 1척 포함)을 계약했다.
올해 유조선 발주가 살아난 데는 3분기 이후 운임 반등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석유 수요 둔화로 하향세를 보였던 탱커 시황은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협의체(OPEC+)의 감산 완화로 중동발 원유 수출이 늘면서 빠르게 회복을 탔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국내 조선사의 유조선 수주량은 수에즈막스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증가했다”면서 “OPEC+의 감산완화로 중동발 원유 출하가 늘면서 VLCC·수에즈막스 운임이 회복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탱커 운임지표는 상반기 부진을 털어내고 3분기 들어 강하게 반등했다. 310Kdwt급 VLCC의 3분기 용선료는 하루당 4만3365달러로 전분기 대비 1.6% 상승했다. 150Kdwt 수에즈막스 용선료는 같은 기간 9.9% 급등하며 일일 3만3885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아시아 항로 중심의 물동량 증가가 운임 회복을 이끌었고, 러–우 전쟁 장기화로 인한 장거리 항로 증가도 시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선단의 고령화 역시 발주 확대 요인이다. 코로나 기간 대규모 발주 공백이 발생한 반면 해상 제재·운송 노선의 장거리화가 겹치면서 선단 교체에 대한 심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VLCC 시장은 중동·미주 등 주요 지역의 원유 흐름이 다시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아졌다.
다만 조선업계는 중장기 시황을 두고는 여전히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난 유조선 발주는 2026년 이후 신조 인도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석유 수요의 구조적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급이 더 빠르게 늘면, 완만한 운임 조정 국면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조선 발주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면서 조선소의 수주 포트폴리오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며 "유조선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만큼 해외 생산 활용과 원가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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