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가운데), 호세 무뇨스 사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박원균 HMMME 법인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에게 사우디 신공장 건설 진행 현황을 들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561_704613_2718.jpg)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직전까지 시간을 할애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중동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향후 연간 300만대의 자동차를 소비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정의선 회장은 신규 투자를 통해 중동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신공장을 수출 거점으로 삼아 아프리카까지 글로벌 영토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APEC 정상회의 참석 직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총리인 빈 살만 왕세자와 독대했다. 두 사람이 과거 두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단독 면담은 처음이다.
정의선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자동차산업과 스마트시티 등 분야에서 폭넓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국가 발전 프로젝트 '비전 2030'의 달성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협업할 수 있는 사업 영역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기존 석유 에너지 중심 산업 구조를 제조업,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각화하기 위한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국부펀드(PIF)를 활용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프로젝트가 미래형 스마트시티 '네옴'으로, 50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사막 한가운데 최첨단 기술 도시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협력해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 거점을 구축했다. 킹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 Hyundai Motor Manufacturing Middle East)이 그 예시다.
![HMMME 신공장 전경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561_704614_2757.jpg)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표로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신규 조성한 자동차 제조 허브다. HMMME는 현대차가 30%,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이며, 오는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대 규모의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건설 중이다.
이에 정의선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 면담 전 HMMME를 찾아 신공장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 이어 현대차·기아 업무보고를 받고 현지 임직원들과 성장 전략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정의선 회장이 중동을 눈 여겨 보는 이유는 중동이 향후 자동차를 포함한 신사업 창출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현재 230만대 규모의 자동차 수요를 보유한 중동은 2030년 전후로 3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도 가장 큰 시장으로, 여성 운전 합법화 등으로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9월까지 총 14만9604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 대비 8.5%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또한, 연말까지 전년 대비 5.9% 높은 21만여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판매량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앞서 기아의 첫 정통 미드사이즈 픽업트럭 '타스만'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하며 중동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객이 선호하는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하이브리드(HEV) 등 다양한 친환경 신차를 출시한다.
이와 함께 HMMME을 고품질 차량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전용 스페셜 에디션 을 운영하는 등 사우디아라비아 고객을 적극 공략한다.
정의선 회장은 HMMME을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 핵심 수출 거점으로 육성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르는 자동차 허브로 도약한다면, 시장 상황을 감안해 향후 HMMME의 생산 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수소, SMR, 원전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 협업도 이어간다. 앞서 현대차는 네옴과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 모빌리티 실증 사업을 실행한 바 있다. 향후에도 네옴에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도입을 논의하고, 네옴의 미래 모빌리티 부문 핵심 파트너로서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HMMME는 현대차의 혁신 제조기술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우수 인재 및 인프라 등을 결합시켜 사우디아라비아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