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소재 일신여자고등학교 앞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775_704882_2151.jpg)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서 유통업계가 55만여 명의 수험생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에 본격 돌입했다. 백화점, 외식, 패션, 테마파크 등 업종을 불문하고 ‘수험표 제시 시 즉시 할인’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펼치며 연말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올해 수험생 세대를 향후 2030세대 핵심 소비층으로 보고, 단기 매출보다 ‘첫 브랜드 경험’ 확보에 초점을 맞춘 장기 고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은 이날부터 일제히 겨울 정기세일에 돌입한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460여 개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하고, 잠실 월드몰에서는 닌텐도와 협업한 ‘JOYFUL HOLIDAY’ 체험형 팝업을 열어 젊은층 유입을 꾀했다. 매장 전체를 ‘슈퍼마리오’ 테마로 꾸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 중심의 체험형 소비를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더 세일’을 앞세워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 본점을 중심으로 디즈니 ‘주토피아2’ 팝업스토어, 감성 전시,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13개 점포에서 시즌오프 세일을 열고 패션·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최대 60%의 할인폭을 제시한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수능 직후 연말 쇼핑 대목이 겹치며 올해 세일 경쟁은 체험형 콘텐츠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수험생 대상 이벤트를 연말 모임 수요와 결합한 ‘가심비(價心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수험표를 제시하면 ‘오지 치즈 후라이즈’를 무료로 제공하고, SPC의 라그릴리아는 ‘BBQ 폭립 플래터’를 무료 혹은 반값에 제공한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연말은 가족, 친구 모임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수험표 프로모션이 자연스러운 회식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관업계도 공격적인 할인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CGV는 이달 30일까지 2D 영화 관람권을 7000원에 제공하며 콤보 메뉴를 절반가에 판매하고, 메가박스는 오는 26일까지 관람권·팝콘 쿠폰·콤보 할인 혜택을 결합한 ‘올인원 패키지’를 운영한다. 롯데시네마도 수험표 제시 고객을 대상으로 콤보 할인쿠폰을 지급하며 연말 관람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9층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 내 매장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롯데백화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775_704884_2315.jpg)
패션·뷰티업계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소비자 전환을 목표로 ‘Z세대 멤버십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10대 전용 ‘올리브 하이틴 멤버스’ 회원에게 2만원 이상 구매 시 4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간식 트럭 이벤트’를 통해 참여형 경험을 강화했다.
무신사는 수험표 제시 고객에게 매장 내 10% 즉시 할인과 SNS 팔로우 인증 이벤트를 병행하며 초기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수험생은 곧 20대 초반 소비 주체로 편입되는 세대이기 때문에 첫 구매 경험을 ‘브랜드 신뢰’로 전환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멤버십 가입을 통한 생애주기별 마케팅이 올해 수능 시즌의 주요 전략”이라고 말했다.
테마파크업계는 수험생 맞춤형 할인과 감성 콘텐츠를 결합해 방문 수요를 높이고 있다.
에버랜드는 수험표를 지참하면 자유이용권을 2만 원에 제공하고, 롯데월드는 서울·부산 등 전국 4개 사업장에서 2007년생 수험생을 대상으로 종합이용권을 최대 50% 할인한다.
서울랜드는 수험표 또는 수시 합격증 제시 시 55% 할인 혜택을 증정하며, 크리스마스 축제와 신규 공포 체험 콘텐츠 ‘귀신동굴’을 함께 운영해 ‘스트레스 해소형 힐링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한 테마파크업계 관계자는 “수능 직후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가장 빠르게 야외 활동으로 전환하는 시기”라며 “체험 중심형 방문 유도 전략이 성수기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월드는 서울과 부산 등 전국 4개 사업장에서 2007년생 수험생을 대상으로 종합이용권을 절반가에 제공한다. [출처=롯데월드]](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775_704885_2347.jpg)
유통업계는 이번 수능 시즌을 단순한 격려 프로모션이 아닌 ‘경험 중심 마케팅’의 실전 무대로 보고 있다.
수험생 연령대가 곧바로 20대 소비 중심층으로 이동하는 만큼, 브랜드 충성도를 형성할 ‘첫 구매 경험’ 확보가 핵심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험표 프로모션은 단순한 개인 소비가 아니라 친구·가족이 함께 움직이는 동반 소비로 이어진다”며 “연말 대목과 맞물려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할 결정적 시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능 마케팅은 단기 매출보다 브랜드 경험을 통한 신뢰 구축이 관건”이라며 “체험형 콘텐츠와 감성형 소비가 결합된 Z세대 공략전이 유통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