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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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성향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대표지수 ETF를 중심으로 베팅하면서도 국내 증시 하락에 대비하는 양면적 전략을 취한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레버리지·배당 중심의 상승 전략을 강화하며 위험 선호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17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1주일간 개인투자자는 TIGER 미국S&P500 ETF(1212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개인투자자는 △KODEX 미국S&P500 572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 521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 476억원 등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주로 순매수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코스피200의 선물지수(F-KOSPI200)의 일일 등락률을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915억원이나 순매수한 점이다.

기관투자자는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와 반대적 성향을 보였다. 기관 순매수 1, 2위 종목은 △KODEX 레버리지 ETF(1895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446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지수와 코스닥150 지수를 2배 추종하는 ETF를 집중 매수하면서 국내증시 상승에 기대감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기관투자자는 배당 ETF에 주목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446억원) △KODEX 금융고배당TOP10톱타겟위클리커버드콜(273억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227억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227억원)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96억원)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94억원)이 모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올랐다.

개인과 기관의 차이는 지난주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낸 영향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 3.02% 상승했으나 14일에는 3.81%나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12일 2.52% 올랐다가 14일에는 2.23% 하락했다. 미국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와 같은 변동성 지표인 V코스피는 지난 14일 하루만에 9.96% 상승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가 흔들리자 개인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증시, 특히 글로벌 기술주 강세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을 펼쳤고, 기관은 국내 증시 변동성을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기관은 국내외 배당 ETF 편입을 확대하며 연말 배당을 고려한 안정적 수익률 확보에도 나섰다.

일각에서는 기관과 개인의 투자 방향의 차이가 시장 변동성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ETF의 주요 수급 주체는 기관이었으나 개인의 ETF 거래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14일 ETF 매수 거래 규모는 기관이 17조2879억원, 개인이 15조8412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종목 대신 ETF를 적극 매매하는 것도 증시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별 종목 대신 ETF를 통해 분산 투자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ETF도 펀드인데 마치 개별 종목처럼 투자하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코스피 곱버스 ETF 순매수가 증가한 것처럼 ETF를 통한 단기 투자는 불필요한 변동성과 비용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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