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출처=연합]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주에만 422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가 3900선이 무너지는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2.69p(1.81%) 하락한 3953.7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일 대비 62.73p(1.56%) 내린 3963.72로 출발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오전 중 4037.61까지 소폭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장중 3887.32까지 밀렸다. 하루 변동폭만 150p 이상이다.

지난 5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장중 6% 이상 급락하는 등 변동폭이 180p를 상회했다. 단기간에 극심한 변동성에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뛰었다. 지난 9월 8일 18.36p까지 떨어졌던 VKOSPI는 이달 7일 43p를 넘어섰다.

코스피 지수의 극심한 변동성은 외국인 수급 영향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6959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22억원, 228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특히 그동안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외국인이 순매도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3일부터 6일까지 외국인은 SK하이닉스 3조3939억원, 삼성전자 1조7575억원을 순매도했다. 7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순매도 포지션은 유지하면서 두 개 종목은 나란히 1% 이상 하락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쏠렸던 강력한 상승세가 코스피 전반의 상승을 이끌었고, 주도주의 약세가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매도세는 글로벌 AI 업종 고평가 논란 영향으로 풀이된다. AI 중심으로 기대감이 과하게 유입됐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뉴욕증시 나스닥 지수도 11월 들어 3% 가까이 하락했다. 더욱이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최장 기록을 이어가면서 경제 지표들이 발표되지 않는 가운데 금리 추가 인하에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AI 등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또 원·달러 환율이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9.2원 오른 1456.9원에 마감하는 등 원·달러 환율 강세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으로 이어졌다.

한편, 코스닥 지수도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압력에 전일 대비 21.36p(2.38%) 내린 876.8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승 모멘텀이 없는 만큼 그동안 높아졌던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 강세장에서도 조정 기간은 있었던 만큼 적절한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3번의 강세장 사례에서 조정은 대외 경제, 정치적인 문제 또는 통화정책 문제가 발단이 됐고 이번 조정도 AI 버블 우려, 미국 셧다운 장기화, 미국 대법원의 관세 관련 판결, 연준의 통화정책 등이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그동안 반등의 계기가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감 또는 대외 경제 또는 정치적 문제의 완화였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보면 첫 강세 기간 때 주도주였던 업종들이 조정 기간에 낙폭이 큰 반면 소외주 업종들이 조정 기간에 선방했다”며 “조정 기간에 소외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고 2차 강세 기간에는 기존 주도주의 랠리 재개와 함께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