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0일 경기도 판교본사에서 중국과의 경쟁 의식을 언급하며, AI 접목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진명갑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634_705948_197.jpg)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중국과의 경쟁에 대한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20일 HD현대는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에서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로보틱스·UNIST·울산대학교 간 ‘조선·해양 산업 AI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정기선 회장은 협약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한국 조선·중공업 업계가 처한 경쟁 환경을 진단하며 AI 기반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요즘 주변에서 조선소 수주도 많고, 마스가 프로젝트로 미국과의 사업 확대도 잘 되고 있으니 걱정이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중국을 생각하면 오히려 위기감이 들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정 회장은 한국경제인협회의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보고서를 언급하며 위기의식을 구체화했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10대 수출 주력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로, 철강·기계·2차전지·자동차·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이 이미 중국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선·반도체·전기전자 등 비교우위 산업도 5년 내 중국이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담고 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우리나라는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까”라고 반문한 뒤 “아무리 고민해봐도 답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같은 전통 제조업은 AI를 중국보다 더 빠르고 정밀하게 적용해 원가를 낮추고 선박 연비를 개선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고 눈에 보이는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속도에서 우리가 앞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HD현대그룹의 AI 전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AI 기반 조선소 구축과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통해 HD현대를 ‘스마트 해양산업’의 선두주자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AI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HD한국조선해양 내 AI 전담 조직을 AIX 추진실로 재편하고, 김형관 사장이 직접 총괄하는 체제로 편제를 변경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끝으로 정기선 회장은 “AI 전환은 HD현대 혼자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임을 절감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개발 중인 소버린 AI가 중국이나 미국의 모델과 비교해 정확성, 경량화, 가격 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