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사 제공]
[출처=각 사 제공]

삼성전자가 조직 안정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둔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LG그룹은 이번주 '사장단 인사'를 통한 선택과 집중으로 구조적 경쟁력을 높인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임원 인사와 LG그룹의 예정된 사장단 인사 모두 안정과 기술 혁신 등 조직의 미래 방향성을 보여주는 전략적 포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시키며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137명보다 인사 규모가 확대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요 사업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한 인재들을 승격시키며 성과주의 원칙을 견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세대교체를 가속화했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돌파할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 육성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 대응할 미래 기술 리더를 중용했다. DX부문 삼성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팀장 이윤수 부사장, MX사업부 랭귀지 AI 코어기술개발그룹장 이성진 부사장이 대표적 사례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 기반 신기술과 비즈모델 개발 성과를 창출한 데이터지능화 전문가로 평가된다.

주요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낸 리더들과 향후 핵심 역할이 기대되는 인사들을 부사장으로 올리며 미래 리더십을 강화했다. DX부문 MX사업부에서는 강민석 스마트폰PP팀장 부사장, VD사업부에서는 이종포 상품화개발그룹장 부사장이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연공과 서열에 관계없이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도 승진시켰다. 여기에는 DX부문 삼성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팀장 권정현 부사장, VD사업부 소프트웨어상품화개발그룹장 김문수 부사장 등이 포함됐다. 또한 여성과 외국인 인재를 발탁하며 다양성과 포용성 기반 글로벌 경쟁력을 높였다.

올해 삼성전자는 수시인사를 통해 최원준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 사장, 마우로 포르치니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사장단 인사 직전에는 '삼성 2인자' 정현호 사업지원TF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박학규 사장을 초대 수장으로 한 사업지원실을 출범시키며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사업지원실은 △전략팀 △피플(인사)팀 △경영진단팀 등 3개 핵심 팀으로 구성됐다.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마친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 발표하고, 내달 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새 경영진과 함께 '뉴 삼성' 출범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출처=LG그룹]
[출처=LG그룹]

LG그룹은 오는 27일 사장단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LG는 '선택과 집중'을 기조로 조직 경쟁력을 재편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조직 안정화와 미래 혁신 투자를 모두 잡는 연말 인사를 계획 중이다.

LG는 매년 11월 조직개편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해왔으며, 지난해는 11월 21일, 2023년은 11월 23일에 단행됐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부회장단 재편이다. 2023년 말 권영수 전 부회장이 물러난 뒤 LG는 권봉석·신학철 부회장 2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다만 최근 국민연금이 LG화학을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한 점이 신 부회장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회장 승진 후보로는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거론된다. 조 사장은 2021년 CEO 취임 이후 LG전자 매출을 73조원에서 88조원으로 끌어올리고, B2B·HVAC 신사업 확대와 인도 법인 IPO 성공으로 약 1조8000억원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LG전자가 애플 '아이폰17' 자동화 장비를 인도 공장에 공급하며 현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비효율 사업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3분기 영업이익 4310억원으로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최근 ‘CEO 온에어’ 타운홀에서 "연간 흑자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구광모 대표 체제 이후 LG 부회장단이 6인에서 2인으로 줄어온 만큼, 올해 인사가 조직 재편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모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직 안정과 미래 투자를 동시에 챙겨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번 인사는 경영진 세대 전환뿐 아니라 각 그룹이 어떤 사업에 힘을 실을지 보여주는 사실상의 전략 로드맵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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