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샤일로 머시 하우스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음식 나눔 행사에서 무료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항공 사진.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8293_706756_235.jpg)
미국의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 둔화와 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7033억 달러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 증가율 0.6%에서 둔화된 것이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3%)에도 미치지 못했다. 앞서 관세 정책 여파로 소매판매가 0.8% 감소했던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9월 수치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으로 발표가 한 달 이상 지연됐다. 소매 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집계되는 속보성 지표로, 소비 흐름을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세부 항목을 보면 소비 위축이 더 뚜렷하다. 자동차·휘발유·건축자재·식품 서비스를 제외한 통제집단 소매판매(핵심 소매판매)는 9월에 0.1% 감소하며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핵심 소매판매는 GDP 소비지출과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지표다.
9월 말 전기차에 대한 7500달러 세액 공제 종료를 앞두고 전기차 판매가 일시적으로 급증했음에도 전체 자동차 판매는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전자제품, 의류, 스포츠용품 등 선택 소비재 지출 역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소비 둔화를 계층별 소비 여력 차이에서 찾고 있다. 주식시장 호조로 부유층은 지출을 유지하거나 늘렸지만,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 압력을 받는 중산층·저소득층의 소비 축소 폭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K자형 경제’라고 부르며 소득·소비 양극화가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동시장 불확실성도 소비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 9월 미국의 일자리 증가율은 일부 회복했지만 전체 고용 상황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실업률은 4년 만에 최고치인 4.4%를 기록했다.
추수감사절(11월 27일)을 시작으로 연말 쇼핑 시즌이 본격화되는 만큼, 시장은 향후 소비 지표에 한층 주목하고 있다. 수입품 가격 상승과 고용 둔화가 겹치는 상황에서 미국 가계의 지출 흐름이 경기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