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비치 미국 재무장관이 2025년 11월 12일 수요일 필라델피아에 있는 미국 조폐국에서 주조된 마지막 페니 중 하나를 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520_704572_5839.jpg)
미국의 상징적 화폐 '페니(Penny)'가 23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사라졌다.
CNN에 따르면 마지막 1센트 동전은 12일(현지시간) 오후 필라델피아 주조국(US Mint)에서 브랜든 비치(Brandon Beach) 재무부 차관의 감독 아래 주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페니 생산 중단"을 지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페니 한 개를 만드는 데 4센트가 들고, 이제는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중단 이유를 밝혔다.
페니는 1787년 처음 주조돼 미국 화폐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유통된 주화다. 미국 주조국 설립(1793년)보다 6년 앞서 만들어졌으며 벤저민 프랭클린이 초기 디자인 '푸지오(Fugio) 센트'를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09년에는 에이브러햄 링컨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대통령 초상이 새겨진 첫 미국 동전으로 재탄생했다. 이후 168년 전 사라진 하프페니(Half Penny)보다 훨씬 오래 생존하며 미국 국민에게 가장 익숙한 동전으로 자리 잡았다.
미 재무부는 현재 약 3,000억 개의 페니가 유통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인 1인당 약 9달러 수준이지만, 대부분이 저금통이나 서랍 속에 머물러 있어 '활용되지 않는 화폐'로 평가된다.
페니의 유통 중단은 당초 예상보다 복잡한 혼란을 낳고 있다. 소매점과 유통업체들은 가격을 5센트 단위로 반올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드웨스트 지역의 편의점 체인 '퀵트립(Kwik Trip)'은 "고객에게 2센트를 더 부담시키는 건 불공평하다"며 반올림 시 항상 '내림'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금 거래 고객 비율이 약 17%에 달하는 만큼 이 정책으로 연간 약 2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준비은행 리치먼드 지점은 현금 거래 반올림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이 연간 약 6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가구당 평균 5센트 수준이다.
델라웨어, 코네티컷, 미시간, 오리건 등 4개 주와 뉴욕·필라델피아·마이애미·워싱턴DC 등 주요 도시는 '정확한 잔돈 지급'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올림 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소매점이 법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연방 식품보조 프로그램(SNAP) 수혜자는 전자카드로 정확한 금액을 결제해야 한다. 소매점이 현금 고객에게만 반올림 가격을 적용할 경우, 형평성 문제와 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국편의점협회(NACS)는 "현금 거래 시 반올림은 단순히 몇 센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혼선을 초래한다"며 "관련 입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