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제공=LG디스플레이]

산업계 곳곳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과 경기 하방 압력 속 디스플레이·통신·게임·배터리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효율화를 위한 '몸집 줄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7일 산업계 및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생산직 희망퇴직에 이어, 사무직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근속 5년 이상 직원 중 만 40세 이상 또는 책임급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7일부터 2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데, 사무직 희망퇴직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희망 퇴직자에게는 기본급 30개월치 분량의 퇴직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이 지급된다.

LGD는 내달 중순까지 사무직 희망퇴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공장 매각 등 대형 LCD 사업을 종료하고 최근 구미에 있는 노후화된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유휴 인력이 발생했다"며 "이번 희망퇴직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고도화와 인력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LGD가 인력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이어, 강도 높은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T의 경우 자회사 신설 관련 전출 희망자 접수를 마쳤다. KT 임직원 1723명이 통신 네트워크 신설 자회사 2곳으로의 전출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동시에 진행한 특별희망퇴직에는 2800명이 신청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KT의 전체 인력은 기존 대비 23% 줄어든 약 1만 5000여 명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최근 진행한 사내방송에서 "선로 등 특정 직무에서 시장 임금 구조와의 현격한 차이로 십 수 년간 이어져 온 신규 채용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인공지능+ICT(AICT) 기업 성장 및 네트워크 안정성 제고를 도모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지난달 17일 노사 간 협의를 거쳐 기술 전문 자회사 KT 넷코어(기존 KT OSP)와 KT P&M을 신설해 선로와 전원 등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과 유지 보수 업무를 이관하고, 해당 분야 직무를 수행하던 직원에게 신설 법인으로 전출·사내 직무 전환 등의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KT는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의 안정성과 대고객 서비스 품질 유지 및 향상을 위해 현장 상황에 최적화된 유연하고 신속한 업무 수행 환경과 의사결정 체계를 빠르게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구조조정 한파가 거세다. 회사 측은 직군 상관없이 근속 기간 1년 미만부터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다. 15년 이상 직원에게는 30개월치 위로금을 지급한다.

엔씨는 올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 전환이자, 2012년 2분기 이후 첫 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엔씨는 모바일 게임 '호연' 개발팀 170명 중 100명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전하기도 했다.

호연 개발팀은 지난달 말 발표된 조직개편 과정에서 임원기 최고사업경영책임자(CBMO) 산하로 이동, 본사에 잔류했으나 흥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한편 지난 2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7월 일부 C레벨(임원) 직군을 폐지하면서 비상경영 체제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어 9월에는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고강도 긴축 경영에 착수한 상태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 절감 차원의 인력 조정을 통해 경영난 타개에 나서는 움직임"이라며 "조직 구조 조정을 발판 삼아 시장 환경 변화나 경영 전략에 따라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편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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