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제공=연합]
시중은행 [제공=연합]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수신상품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는 더 떨어질 예정인 만큼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한 가운데 은행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당국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가계대출 줄이기라는 특명 때문에 대출 금리 상향을 유도했지만 금리 하락으로 인한 예대금리 확대는 중소기업 등 대출수요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신한은행은 예·적금 수신상품의 기본금리를 내린다. 거치식 예금 14종 상품 금리는 기간별로 0.05~0.15%p,  적립식 예금 16종 상품 금리는 구간별로 0.05~0.30%p 인하한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3일 주요 예·적금 금리를 0.25~0.55%p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수신 상품의 금리를 낮췄고 하나은행도 이달 1일부터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등 11종에 대한 기본금리를 0.05%~0.25%p 인하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지난달 11일 이후 은행들은 연이어 수신 금리를 낮추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9월 '빅컷'에 이어 6∼7일 0.25%p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장금리는 더 하락할 전망이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7월 0.65%p에서 8월 0.73%p, 9월 0.83%p 등으로 커진 상태다. 

은행권은 당국의 예대금리차 지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수신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시중 자금이 몰려 은행들의 이자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출금리를 내릴 수도 없다. 연말까지 대출 총량을 관리해야하고 당국과 정부가 가계부채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시중 은행들은 대부분 비대면 대출을 걸어 잠근 상태다.

그간 고금리에 시달려왔던 중소기업들도 예대금리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호소한 상황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전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확대된 예대금리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여수신 금리를 들여다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지난 5월 임원회의에서 "개별 은행별 유동성 상황, 여수신 금리 추이 등을 분석해 금리 반영 경로를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밝힌 만큼 곧 점감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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