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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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들이 일본행 여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일본 여행의 인기가 '엔저 현상'으로 지속되고 있어서다.

26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과 일본을 오간 항공 여객수는 2056만6186명으로 집계됐다. 한-일 노선의 연간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2018년(2135만명896명)의 최고치를 올해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 노선의 항공편수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11만2528편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항공사들이 해당 노선의 수요 급증에 공급을 확대한 영향이다. 동계 기간에는 하계 대비 12% 증가한 주 143회 추가 운항할 계획이다.

일본 여객 수요의 급증은 '엔저 현상'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서다. 타 국제선보다 짧은 비행시간을 지녀 운임이 저렴한 점도 유효했다.

원·엔 환율은 900원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950원대까지 올랐다. 이후 집권 자민당의 과반 의석 확보 실패,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으로 달러 강세가 전망되고 있다. 이에 엔화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년까지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 일본을 되찾는 여행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항공사는 엔저에 따른 일본노선의 수요 증가 전망에 소도시 중심으로 증편에 나선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는 물론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소도시를 찾는 여객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재방문이 많은 일본 여행 특성에 따라 소도시 취항으로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97년 이후 운항을 중단한 인천-구마모토 노선 운항을 27년만에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인천-구마모토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홋카이도 북부에 위치한 겨울철 관광지 아사히카와 노선도 다음 달 19일부터 신규 취항한다.

제주항공은 다양한 일본 소도시 노선을 운항 중이다. 마쓰야마, 시즈오카, 히로시마, 오이타, 가고시마 등 다양한 노선을 바탕으로 국적항공사 중 일본노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다음 달 8일부터는 무안-나가사키 노선의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다음 달 26일부터 도쿠시마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아직 한국인에게 생소한 도시인 만큼 여행지 홍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할 예정이다.

업계는 국내 항공사의 일본 소도시 노선의 취항이 수익성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속되고 있는 엔저 현상과 올해 여행 트렌드인 짧게, 자주 가는 여행이 맞물려 일본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는 늘어나고 있다”며 “늘어난 공급에 따라 우려되는 수익성 악화는 소도시 취항으로 상쇄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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