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8일 서울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현장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BN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8일 서울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현장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BN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상법 개정을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현장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현재 한국 증시 부진에 대한 업계의 진단을 듣고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주식투자자가 1400만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투자자 대부분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대해 실망하고 좌절하면서 소위 국장(국내주식시장)을 떠나서 해외주식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결국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수익이 나지 않고, 불공정·불합리하게 수익을 소수가 독차지하기 때문”이라며 “상황이 나빠도 예측 가능하고 미래 희망이 있으면 투자하고 경제 활동이 활성화되지만 불공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알 수 없어 투자나 경제 활동이 어려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한국증시 침체의 원인으로 △경제 정책 부재 △불공정한 시장 △지배 경영권 △안보 위기 네 가지를 꼽았다.

그는 “한국 경제 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에 대해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방침도 지침도 없고, 용산이 무관심·무기력·무능해도 각 부처들이 좀 움직여주면 좋겠는데 각 부처들도 낙지부동(낙지처럼 바닥에 찰싹 붙어 움직임이 없다)이니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한국 시장과 한국 기업들에게 투자하는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불공정한 시장과 관련해 “주가조작을 아무리해도 힘이 있고 권력이 있으면 처벌도 받지 않고 이익을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상황을 전세계에 광고하고 있다”며 “이 주식시장의 불공정성이 그대로 방치되니깐 선량한 투자자들 대다수는 언제나 손해를 보고 투자를 회피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가 소유한 엄마 소가 송아지를 낳았는데 송아지 주인이 남이고, 누군가는 송아지를 그냥 무상으로 취득하고 있다”며 “물적분할이니 합병이니 전환사채 발행 등 온갖 희한한 수단들을 동원해 기존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고 비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니 주식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 불안정을 초래하는 가장 큰 요인은 지정학적 위기인데 최근 평화에 대한 노력보다 전쟁과 갈등을 부추기는 강대강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국제기구들이 6.25 이후 한반도 전쟁 위기가 가장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나라에 투자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28일 서울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현장 간담회가 끝난 후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당대표와 오기형 TF 단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EBN
28일 서울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현장 간담회가 끝난 후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당대표와 오기형 TF 단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EBN

이 대표는 네 가지 요인들은 정부 정책으로도 대부분 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이 중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 상법 개정을 이번 정기국회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 핵심은 이사의 충실 의무 조항 개정이 될 것이고, 그 외에도 주주들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 지배주주 경영권 남용 부당 결정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제도들을 정기국회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도 소형잡주 몰빵부터 선물, 풋옵션까지 거래해보고 우량주 장기 투자도 해봤던 휴면 개미”라며 “우량주 장기투자도 불안해진 게 현실인데 제가 되돌아가기 전까지 주식시장을 정상화해 놓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기형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단장도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필요 조건"이라고 동의하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의 일관성 없는 태도를 비판했다.

또 오 단장은 한국거래소에 대해 자본시장 비공정 거래 행위 적발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주가조작이 반드시 적발되고 처벌된다는 시장의 신뢰 형성 그 앞단에 거래소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장 간담회에는 오기형 TF 단장을 비롯해 김남근 TF 간사, 정준호·박주민·김현정·박홍배·민병덕·이강일·김영환·이성윤·박상혁 의원이 참석하면서 상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