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엔진의 선박용 대형엔진. [제공=한화엔진]
한화엔진의 선박용 대형엔진. [제공=한화엔진]

조선업계의 수주 훈풍에 선박엔진 업체가 실적에 돛을 돌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K-선박엔진'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져 올해부터 향후 2~3년간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엔진(옛 HSD엔진)의 올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3조2428억원이다. 3분기 1조4959억원을 신규 수주해 수주잔고가 대폭 늘었다. 한화엔진의 지난해 매출이 854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3년치가 넘는 일감을 쌓은 셈이다. 

수주잔고 중 96%(3조1133억원)는 선박엔진으로 채웠다. 선종별로 보면 액화천연가스(LNG)선이 53%, 컨테이너선이 34%, 탱커가 13%다. 

HD현대마린엔진도 3분기 기준 수주잔고 6646억원으로 2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호조가 선박엔진 발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올해 11월까지 총 248척, 339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연간 목표치인 301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이중 상당 부분을 LNG선으로 채웠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신조 LNG선 140척 중 한국이 100척(71%)를 수주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선박엔진 발주가 쏟아지고 있다. 한화엔진의 선박엔진 중 34%는 중국에서 수주한 것이다. 

한화엔진뿐만 아니라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도 중국 수주가 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중국 Xiamen(211억원), JIANGSU NEW YANGZI(1121억원), Nantong CIMC(287억원), Xiamen(847억원) 등을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선박 수주 호조가 계속되면서 선박엔진이 '없어서 못 파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국영·민영 조선소 모두 엔진을 요청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라면, 신규 수주 내 중국 비중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조선소도 엔진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에 공급자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엔진 판가 상승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봤다. 

선박엔진 수주가 이어지고 가격도 오르는 추세가 되면서 선박엔진 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엔진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2% 증가한 1조1640억원, 영업이익은 752.1% 급증한 744억원으로 추정된다. HD현대마린엔진이 올해 매출액 3081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5.7%, 7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 연구원은 "한화엔진은 현 수주잔고의 절반 가량이 오는 2025년 인도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6~2027년에도 30% 이상의 물량이 인도될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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