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1년 만에 수장을 교체, '쇄신'에 방점을 찍는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가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아 진두지휘한다.
실적 부진·재무 악화를 겪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그가 기초화학 비중을 낮추고 고부가 제품 비중을 올리는 '체질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화학사업군 소속 13명의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10명을 바꾸는 초강수를 뒀다.
당초 일각에서는 그간 롯데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사장이 지난해 말 CEO를 맡아 유임에 대한 가능성을 점쳤으나, 1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그만큼 롯데케미칼이 위기 상황 속 다급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 전(前)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M&A·투자와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화학과 소재 분야 전문가로 불린다. 사업과 조직의 체질을 바꿔 롯데 화학군 전반의 근본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 후 제일모직 케미칼 연구소장, 삼성SDI PC사업부장을 거친 뒤 2016년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강화하는 한편, 주요 거래선을 지속해서 확대해 왔다는 공로를 인정 받았다.
![[제공=롯데케미칼]](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4696_656356_5116.jpeg)
특히 이 사장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를 겸임, 기초화학 중심 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 사업구조로 신속 전환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롯데 측은 "이번 인사의 방향은 경영체질 혁신과 구조조정,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 및 성과 창출, 내부 젊은 인재 중용과 외부 전문가 영입, 경영 효율성 강화 등으로 압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대내외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글로벌 업황 부진과 중국발 저가 공세로 수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는 등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6600억원에 달한다.
거듭된 적자에 롯데케미칼의 차입금도 2021년 6조8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조7000억원으로 늘어 유동성 위기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생산 설비 증대에 따른 범용 제품 공급과잉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침투, 주요 제품 가격 하락 마저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에 이 사장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의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부문의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초화학 비중을 현재 60%에서 2030년까지 30%로 줄이고 첨단소재 비중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내년 이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내 투자 집행하며 재무구조도 손질한다.
한편 롯데는 과감한 인적 쇄신을 내세우며 롯데 화학군의 13명의 CEO 중 10명을 교체했다. 이와 함께 30%에 달하는 롯데 화학군 임원들도 퇴임했다.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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