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현장.@연합뉴스
아파트 공사현장.@연합뉴스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기업 실적이 저하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더욱이 몇몇 건설사들은 변화를 꾀하려 예년보다 최대 2개월 앞서 리더십 교체하기도 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2024 시공능력평가(시·평) 상위 10개사 중 절반인 5개사가 최근 CEO 자리에 새로운 인물을 앉혔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이 그 주인공이다.

시평 5위 DL이앤씨와 9위 SK에코플랜트는 특히 예년보다 두 달 빠르게 '조기 인사'를 실시했다. 

먼저 DL이앤씨는 올해 3월 이미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마창민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택(6명)·토목(6명)·플랜트부문(2명) 등 임원 18명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이후 11월 초,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신규 선임 임원은 총 6명으로 작년 9명 대비 승진 임원 수가 줄었다.

SK에코플랜트도 비슷한 시기에 임원 수를 20% 이상 감축하며 조직을 효율화했다. 총 임원 수는 기존의 66명에서 51명으로 감소했다.

3위 대우건설은 김보현 신임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조직 슬림화와 세대교체를 통해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기존의 조직 구조를 축소하고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신임 대표이사는 1966년생으로 대한민국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총괄한 인물이다.

현대건설은 약 4년 만에 수장이 교체됐다. 이한우 신임 대표는 EPC(설계·조달·시공) 역량 향상을 통해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에너지 분야 중심의 전략적 투자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신임 대표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0년 6개월간 한 회사에 몸담고 있는 일명 '건설통'이다.

현대엔지니어링(4위) 대표이사에는 주우정 부사장(기아자동차 재경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내정했다. 주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기아자동차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이다.

롯데건설(8위)은 박현철 부회장의 연임으로 눈길을 끌었다. 롯데그룹은 올해 대대적인 최고경영자 및 임원 교체를 단행했으나, 박 부회장은 그의 재무구조 개선 성과 덕분에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전체 임원의 22%가 퇴임하고, 계열사 대표이사 중 21명이 교체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GS건설(6위)은 6본부를 3본부로 축소하는 조직 효율화를 추진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1위)과 HDC현대산업개발(10위)은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으며, 이달 중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이 CEO 교체를 통해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건설업 불황 속에서 항해를 시작한 새로운 수장이 어떤 성과를 나타낼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