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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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지각변동이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에 따른 자회사 간 통합으로 대규모 LCC 출범을 앞두고 있다. 경쟁 LCC들의 인수·합병 움직임도 포착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당분간 자회사 체제로 운영한 뒤 진에어로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합 LCC 출범의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은 향후 LCC 3사가 상호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다.

통합 LCC 출범은 업계의 커다란 변화로 작용할 전망이다. LCC 3사의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진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 LCC들의 인수·합병도 전망되고 있어서다.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통합 기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보다 짧을 것으로 전망된다. LCC 3사는 해외 항공사와의 경쟁이 심한 노선을 많이 보유하지 않아 각국의 경쟁 당국 승인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통합한다면, 매출액 2조원이 넘는 거대 LCC가 탄생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진에어는 1조2772억원, 에어부산 8904억원, 에어서울 310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모두 합치면 2조4785억원에 달한다.

통합 LCC는 압도적인 보유 항공기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LCC 3사의 항공기는 총 58대에 달한다. 3사의 중복 노선을 제외해도 운항 스케줄을 조절한다면 운항 횟수를 확대할 수 있다. 즉 규모의 경제로 인해 쉽게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에 대응한 경쟁 LCC들의 인수·합병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제주항공은 타 항공사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앞서 항공사에 투자한 사모펀드 지분을 적당한 시기에 맞춰 인수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대상 항공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사모펀드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항공사는 이스타항공이 유일하다.

통합 LCC 출범에 과제도 남아있다. 부산 지역사회의 에어부산 분리매각 주장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에어부산의 ‘부산 존치’ 위한 논의를 촉구했다. 2029년 개항을 앞둔 가덕도신공항의 활성화에 지역 거점 항공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통합 LCC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단 규모 확대와 원가경쟁력 확보가 필수인 만큼, 대한항공이 에어부산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예고와 대명소노그룹의 등장 등 경쟁 LCC의 기단 규모 확대가 예고된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통합 LCC는 대규모 기단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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