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주시청에서 민주노총경북본부경주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5일 경주시청에서 민주노총경북본부경주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노동계가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이 더 어두워진 가운데 계엄으로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여기에 파업까지 겹치며 경제가 활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부터 6일 주·야 각 2시간 이상 파업에 들어간다. 윤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 소속 현대차지부와 한국지엠지부가 5일 오후 2시부터 나란히 2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날 소속지를 통해 "전 조합원이 5일과 6일 주·야간 각 2시간씩 파업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소속 HD현대중공업지부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투쟁방침에 따라 12월 3일 야밤의 불법적 비상계엄을 하며 한국 민주주의를 유린한 윤석열 정권을 준열히 규탄하며 퇴진투쟁에 적극 동참할 것을 선언하다"고 밝혔다. 

금속노조의 총파업 투쟁 방침이 완성차와 조선사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금속노조에는 자동차, 조선뿐만 아니라 철강, 전자 등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속해 있다.

이번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제조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속노조는 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으면 오는 11일부터 전체 조합원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전날 윤석열 정권 퇴진 시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률 둔화에 시달리고 가운데 계엄과 파업 사태까지 겹치며 엎친 데 덮친 형국이다. 계엄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종 경제지표가 출렁거리고 파업으로 제조업의 생산활동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4일 새벽 야간 선물시장에서 한 때 144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정규장 개장 이후 전날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 마감했다. 2년여 만의 최고치다. 

증시도 급락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10포인트(1.44%) 내린 2464.0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3.65포인트(1.98%) 떨어져 677.15에 마감했다. 

불안한 경제지표는 경제 전망을 더 어둡게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개월 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2.3%로 제시했다. OECD는 "한국의 제조 상품, 특히 반도체를 향한 글로벌 수요가 지난 몇 분기 동안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최근 들어 제조업 수출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10월 한국은행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당초 전망치(0.5%)의 5분의 1 토막 수준인 0.1%로 발표하며 수출 부진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에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수정했다. 지난 10월 말 1.8%에서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내후년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 중 최저치다. 

씨티는 "올해 4분기의 성장률 둔화와 함께 내년 트럼프 2기의 미국 관세 리스크를 고려해 내년과 후년 전망치를 조정했다"며 "미국이 관세를 인상할 경우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의 수출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1.8%다. 한 달 만에 0.2%포인트 낮아졌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2%에서 1.8%로, UBS는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노무라는 1.9%에서 1.7%로, JP모건은 1.8%에서 1.7%로 낮췄다. 바클리는 1.8%, HSBC는 1.9%를 유지했다. 

다만, 계엄에 의한 경제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씨티는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 대응 덕분에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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