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기업들에게 적립식 포인트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소멸 사전 고지를 강화하는 운영정책 개선을 주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대형마트·편의점·외식 등 국민 일상생활에서 이용 빈도가 높은 8개 업종, 41개 업체의 50개 적립식 포인트에 대해 ▲유효기간 ▲포인트 소멸에 관한 사전고지 방식(고지 채널, 시점 등) 관련 실태를 조사하고, 이에 대한 자율개선 방안을 업계와 논의했다.
적립식 포인트는 소비자와 사업자 간 물품 등의 매매계약과는 별도로, 그로 인해 적립되는 포인트의 이용에 관한 계약이 체결됨으로써 인정되는 채권, 즉 소비자의 재산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소비자들이 애써 모은 포인트가 사용되지도 못한 채 사라지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이렇게 소멸되는 포인트가 유통업 분야에서만 매년 132억 원으로 추산되는 등 국민 생활경제 측면에서의 손실이 매우 컸었다.
이에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3개월(5~7월)에 걸쳐 금번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50개 포인트 운영정책 중 ▲31개(62.0%)는 유효기간이 5년의 상법상 소멸시효에 비하여 1~3년 정도로 짧았으며 ▲46개(92.0%)는 유효기간이 지나 포인트가 소멸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는 절차 등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멸 사전고지와 관련하여 11개(22.0%) 포인트는 약관에 고지의무 규정 자체가 없었고, 규정이 있더라도 고지 방식이 불명확하거나 '이메일'과 같이 1개 방식만을 규정한 것이 30개(60.0%)이어서, 소비자가 포인트 소멸 예정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우려가 높았다.
또한, 사전고지의 명확한 기준 시점이 없거나(2개, 4.0%), 소멸일로부터 15일 또는 20일 전에 고지(10개, 20.0%)하는 경우에는 소비자가 잔여 포인트를 모두 소진하기에 그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했다.
이에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적립식 포인트 운영 기업들과 4차례 간담회를 개최해 ▲포인트 유효기간을 5년의 상법상 소멸시효* 또는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연장할 것과 함께 ▲포인트 소멸 전 고지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기업들은 각 사정에 맞게 포인트 운영정책을 개선하기로 했다.
유통업(대형마트, SSM, 편의점) 분야는 전부 유효기간 연장에 동참하여, 유효기간이 2년에서 3년, 또는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다.

유통업 분야는 다른 업종보다도 일상생활과 밀접하고, 포인트를 사용하는 고객층이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이번 자율개선의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외식업 부문에서는 일부 기업이 2년에서 3년으로 유효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다양한 가맹사업자들과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소비자 지향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유효기간이 5년인 일부 기업의 경우에도 종전에는 2년간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회원탈퇴 및 포인트 소멸처리가 되던 것에 대해, 앞으로는 1년간 미사용하더라도 휴면회원 처리만 되고 자동탈퇴 및 포인트 소멸은 되지 않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뷰티·생활 부문에서는 조사 대상 사업자가 모두 개선에 동참하여,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의류·패션 부문에서는 일부 기업이 1년에서 5년으로 유효기간을 적극 연장하기로 했고, 영화관 부문에서는 일부 기업이 2년에서 3년으로 유효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상기 연장된 유효기간은 각 기업들 사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일부 기업은 올해 안에 적용을 시작하고, 일부는 내년 7월에 적립되는 포인트부터 적용한다. 그 외 사업자들은 시스템 구축 등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하여 '26년에 적립·발생되는 포인트부터 적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조사 대상 사업자들은 사전고지 규정을 신설ㆍ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사전고지 규정을 약관에 명시하는 한편, 고지 방식을 '이메일'에서 '이메일ㆍ카카오 알림톡·앱 푸시'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또한 고지 시점은 종전 소멸일로부터 '15일 전'에 1회만 알리던 것을 '2달 전, 1달 전, 3일 전'으로 나누어 총 3회 통지하도록 변경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개선 조치로 인해, 앞으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적립식 포인트의 사용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우리 국민의 알뜰한 소비생활이 한층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불경기 등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주요 사업자들이 포인트 운영정책 개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에 발맞추어, 소비자들은 포인트 유효기간을 미리 확인하여 기한 내에 적절히 사용하고, 소멸 고지를 제때 볼 수 있게 이메일·문자메시지 등 알림 채널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현명한 소비 습관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경기 위축에 대응하여 소비자들이 더욱 현명하고 경제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립식 포인트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