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지난 25일 기준으로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백화점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제공=롯데백화점]
[제공=롯데그룹]

모회사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위기설 여파 속에서도 롯데건설이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지켜내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신용평가 업계는 롯데건설이 지난 1간 차입금을 대폭 줄이며 레버리지 지표를 개선한 점, 그리고 롯데그룹 계열사로 유사시 그룹 지원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등급 유지'를 결정했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총 차입금의 무려 75%에 달하지만, 롯데건설의 재무적 안정성, 그룹의 자금 지원 체계 등을 감안할 때 롯데건설의 차·상환 여력이 안전한 수준이라 판단한 것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한국기업평가·NICE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롯데건설 CP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로 유지했다. 진원지를 알 수 없는 '그룹 부도설'에 유탄을 맞은 롯데건설로선 한 숨 놓인 결과라 할 수 있다.  

3사 신평사들은 롯데건설이 원가 부담 확대로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자구안 이행을 통해 단기 유동성 리스크가 크게 완화됐다는 점을 '등급 유지'의 핵심으로 꼽았다. 

롯데건설은 2022년 하반기 PF유동화증권 매입으로 4조원 수준까지 증가했던 총차입금을 올해 9월 말 2조 5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축소시켰다. 유동화증권 매각에 대형 프로젝트 공정 진행에 따른 선수금 감소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영업부채가 축소,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17.1%로 개선됐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 3월 주요 은행 및 증권사, 계열사 등과 2조 3000억원 규모의 PF유동화증권 매입펀드(만기 3년)를 조성했다. 메리츠금융그룹과도 별도로 5000억원 규모의 PF유동화증권 매입약정(만기 1년)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롯데건설은 올해 본PF 전환 예정이거나, 장기대출 프로젝트, 착공사업으로 분양대금을 통해 상환하는 PF를 제외한 대부분의 만기 연장 필요 채무를 펀드에 편입, PF우발채무 만기구조를 장기화 하며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상당부분 완화시켰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개발사업 관련 자금 보충으로 약 5조 7000억원까지 치솟던 PF우발채무는 올해 11월 말 기준 3조 1000억원까지 낮아졌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올해 원가부담 확대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시중은행 등과의 펀드 조성으로 PF유동화증권의 차환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 며 "PF유동화증권과 금융기관 차입금 등의 차환 여건이 크게 경색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자금소요에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신평사들은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여전히 롯데건설 신용도 보강 요인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갑작스런 그룹 부도설에 롯데케미칼의 2조원 규모 회사채 조기상환 위기까지 맞았지만, 롯데그룹 자체 해결이 가능하고 롯데건설 유사시 자금을 지원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한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재무 특약 조정을 가결하며 유동성 위기를 해소했다. 

또한 그룹 차원에선 부실한 국내외 자산 등을 정리하는 등 재무 안정성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건설 역시 올해 말까지 차입금을 1조원까지 줄여 부채비율을 180%대로 낮출 계획이다.  약 3조 6000억원에 이르는 우발채무를 내년 2조 4700억원까지 줄이고 HUG(도시보증공사) 보증으로 2조원까지 낮춰보겠다는 구상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그룹 계열사로서의 대외신인도를 감안할 때 우수한 유동성 대응 능력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그룹 주력사들의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거나 롯데건설의 비우호적인 자금 조달 여건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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