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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가산금리를 6개월여 만에 인하한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때문에 가산금리를 올려왔지만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도 주춤해진 만큼 높은 가산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없어졌다.

특히 이번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인 만큼 전반적인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주 부터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은행들의 가산금리가 인하가 시작된 가운데 금통위의 기준 금리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내수 부진 등을 감안하면 일단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0.30%p 내리기로 했다.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도 가산금리를 인하할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수요를 뺏기지 않으려면 인하 행렬에 동참할 수 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작년 7월 은행채 3년·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씩 인상을 시작으로 줄곧 가산금리를 높여왔다. 이번 가산금리 인하는 약 6개월만의 하향 조정이다. 그동안 예대마진이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은행들도 금리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 사실상 가산금리는 주로 은행의 대출 수요나 이익 규모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적년 4분기 부터 글로벌 기준금리가 안하되는데도 은행들은 예금 금리만 바로 낮추고 대출금리는 시장 흐름대로 낮추지 않았다. 정부와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손발을 맞추기 위한 조처였지만 당국은 은행의 예대매진이 너무 높다고 지적하는 등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였다. 

당국의 지적과 더불어 시장 금리도 하락하면서 가산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없어졌다. 가계대출 잔액도 8개월만에 감소했다. 

시장금리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오는 16일 금통위는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이번에도 금리가 인하되면 3회 연속 인하다. 3회 연속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과 1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두 차례 0.50%p 인하됐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내수 부진 등을 감안할때 기준금리를 2.75%로 25bp 낮출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국내 수출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약화되고 있고 미국 신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수출 경기 둔화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가계대출 억제 보다는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출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변수는 있다. 작년 말부터 고점을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 보다 8.2원 오른 1473.2원에 개장했다. 4거래일째 오름세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안그래도 높은 수준의 환율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도 지난해 9월 빅컷 단행 이후 3회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하다가 최근 속도 조절을 시사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3회로 하향 조정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도 장기간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 동결로 고금리 정책을 취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내수 회복세를 이끌어내기 위해 장기간 동결했던 금리를 가파르게 인하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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