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제공=EBN 자료 사진]
KB국민은행[제공=EBN 자료 사진]

KB국민은행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에서 96%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쟁의권을 얻은 상태인 만큼 사측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이환주 행장이 최근 노조위원장과 만나 대표 교섭을 진행한 가운데 이 행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조원 95.6%가 파업에 찬성해 쟁의 행위권을 확보했다. 강성으로 꼽히는 국민은행 노조는 파업 카드를 통해 사측을 압박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달 26일 임금·단체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달 7일과 13일 열린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노조가 총파업 찬반 투표 수순을 밟았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조가 실제 총파업에 돌입 하게 되면 2019년 이후 6년 만의 파업이 된다. 

이 행장은 KB라이프생명 대표 시절에도 노사 화합이라는 중책을 맡았었다.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이 합병해 출범한 통합 보험사의 초대 대표로서 당시 이 행장은 재임 기간동안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11월말 이 행장이 국민은행 대표로 선임된 직후인 12월 초 KB라이프생명은 노조 설립 1년 7개월여 만에 임단협을 타결했다. 이 행장이 KB라이프생명 대표로 있을 당시 밑그림과 초석을 다진 결과라는 평도 나온다. 

이제 강성으로 꼽히는 국민은행 노조와 마주한 상황이다. 전일 대표 교섭에서 서로 어느정도 입장은 공유한 상태다.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은행권 특성상 고객 불편이 상당한 만큼 사측도 최대한 빨리 교섭을 진행해 의견을 모아야 한다.

은행권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내긴 했지만 이자 장사로 돈번다는 당국과 외부의 눈총 등을 감안하면 사측도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총파업 우려에 국민은행 노조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 속에 억대 연봉을 받는 은행원의 성과급 인상 요구는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대한 합의점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특별보로금 통상임금 300% 지급 △특별격려금 10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보상 등으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내 은행의 1~3분기 총이익은 50조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88.4%가 이자이익에서 발생했다. 가치 창출이나 혁신 없이 예대마진 등으로 손쉽게 이익을 냈고 임직원 성과급도 그만큼 상향됐다.

당국의 시선도 곱지 않다. 예대 마진을 통해 수익을 낸 것 자체도 눈치 받는 상황에서 과도한 성과급까지 지급하면 간접적으로라도 문제 삼을 수 있다.

도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해 10월 "고금리인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자 이익을 많이 내는 부분은 당연히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과도한 성과급을 주는 행태들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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