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오징어 게임2’와 지식재산권(IP) 제휴를 통해 마케팅 효과 극대화를 노리고 있지만 연말연시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는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공=CJ제일제당]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오징어 게임2’와 지식재산권(IP) 제휴를 통해 마케팅 효과 극대화를 노리고 있지만 연말연시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는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공=CJ제일제당]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와 지식재산권(IP) 제휴를 맺고 마케팅 극대화를 노리고 있지만 연말연시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는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케팅 기대주와의 협업으로 고물가, 내수침체, 탄핵 정국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점차 꺼져가던 소비 심리를 다시 지피고자 안간힘을 써왔으나, 연말연초 국가애도기간 설정으로 마케팅 적기를 놓친 데다 값비싼 IP 제휴 비용에 대한 부담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의 공개 시점 전후로 대대적인 IP 협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지난 12월 26일에 공개됐는데, IP 상품은 특성상 콘텐츠의 화제성이 가장 높을 때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CJ제일제당은 오징어게임 속 캐릭터를 활용해 김밥, 만두, 김치 등 비비고 핵심 전략 상품을 중심으로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했으며 오징어를 활용한 신제품도 선보였다. 또 한국 이외에도 미국, 유럽, 호주 등 전세계 14개국에서 오징어게임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고 팝업 스토어를 전개하기도 했다.

하림의 경우 ‘더미식(The미식)’ 브랜드의 모델 이정재 배우와 촬영한 신제품 ‘오징어 라면’ 광고를 연이어 내보냈다. 광고는 오징어 게임이 연상되도록 전체적인 색감이 분홍색으로 설정됐으며, 소비자 이벤트로 '가위바위보' 게임 프로모션을 계획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오징어게임 속 캐릭터를 더한 ‘참이슬 오징어게임 에디션’을 출시했다. 소주병에 오징어게임 속 등급을 상징하는 원형, 삼각형, 사각형을 이용해 참이슬 로고를 꾸몄다는 점이 특징이며, 작품에 등장했던 프론트맨과 극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술래 로봇인 ‘영희’ 등 주요 캐릭터 모습을 덧입혔다.

하지만 기업들의 대대적인 마케팅 작업과는 별개로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연말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폭발사고 이후 한동안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면서 식품업계 마케팅에도 제동이 걸렸었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2 자체는 넷플릭스 서비스 지역 93개국 중 91개국 1위를 차지하며 순항하고 있지만, 콘텐츠의 흥행가도와는 별개로 기업들은 연말, 연초 마케팅 활동과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들을 대거 취소하면서 기대했던 이익 회수에 차질을 빚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식품사들이 오징어게임 측에 지불하는 IP 제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징어게임2의 IP 제휴 비용은 소극적 제휴(캐릭터 활용) 10억원 미만, 적극적 제휴(상품 개발 및 판매) 20~30억원 이상 수준에서 형성돼있다.

여기서 소극적 제휴는 제품 디자인 등에 단순히 오징어 게임 캐릭터를 입혀 판매하는 협업을 의미하며, 적극적 제휴는 오징어 게임과 연계해 특정 상품에 대한 개발과 판매까지 모두 함께하는 작업을 말한다.

여기에다 넷플릭스 측에 지불하는 추가 수수료도 따로 있다. 이는 제품 매출의 4~9%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반적인 IP 상품 수수료가 매출의 1%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편인 셈이다.

IP 제휴는 일시적인 기간에 자사 브랜드를 외국에 알리려는 목적으로도 진행된다. 따라서 모든 기업들이 당장의 엄청난 이익을 기대하며 IP 제휴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대했던 SNS 바이럴이나 온오프라인 행사를 콘텐츠 공개 시점과 맞춰 진행하기가 유독 어려웠던 터라 최소 기대 수익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연말과 연초에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특수가 크지 않았기에 오징어 게임 시즌2의 공개가 ‘동아줄’과 같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계속 이어져 ‘섭취하면 끝’인 식품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이전만큼 열지 않는 데다 예상치 못한 국가애도기간까지 겹쳐 마케팅 시점이 가장 중요한 IP 협업에 확실히 김 샜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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