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유통업계는 고물가 기조가 꾸준히 이어짐에 따라 원재료 값 급등, 소비 침체 등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내 신음했다. [제공=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7346_659452_2132.jpg)
2024년 유통업계는 고물가 기조가 꾸준히 이어짐에 따라 원재료 값 급등, 소비 침체 등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 년 내내 신음했다.
‘K-푸드’와 ‘K-뷰티’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수출 시장을 견인하는 등 호재도 존재했다. 하지만 중국발 이커머스(C커머스)의 한국시장 진출, 티메프(티몬·위메프)에서 발생한 대규모 판매자(셀러) 미정산 사태 등 국내 유통 플랫폼 시장을 크게 흔들어 놓는 악재가 더 빈번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환율이 폭등하면서 여행·호텔업계 마저 악전고투를 벌이는 등 씁쓸하게 마무리됐다.
◆일년 내내 ‘고물가 대란’…구조조정 단행 기업도 속출
새해부터 연말까지 고물가 장기화로 밥상 물가, 장바구니 물가가 꾸준히 치솟으면서 민생 경제는 일년 내낸 혹한기를 겪었다. 내수 전반이 크게 위축된 탓에 굵직한 국내 주요 유통 업체들도 구조조정·사옥이전 등의 수순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와 롯데온의 경우 12월 올해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구조조정을 확대했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1월), 11번가(3월), SSG닷컴(7월), G마켓(9월) 등 희망퇴직을 단행한 기업은 많았다. SSG닷컴과 11번가의 경우 각각 영등포, 경기도 광명으로 사옥을 옮기며 고정비 감축에 나섰다.
◆초콜릿·커피값 줄인상…“기후플레이션 현실화”
원재료 값, 물류비 인상분을 감당하지 못한 식음료업계는 이익률 보전을 위해 제품가 줄인상에 나섰다. 오리온, 해태제과, 롯데웰푸드 등 초콜릿 가공 식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카카오 등 초콜릿 원료 가격 상승 여파로 제품가를 10% 안팎으로 올렸다.
동서식품의 경우 지난 달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의 출고가를 올렸으며 농심도 이달부터 앞서 지난달에는 동서식품이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동아오츠카는 내년 1월 1일부터 자사 제품가격을 평균 6.3% 인상한다.
◆플랫폼 산업에 찬물 끼얹은 ‘티메프 사태’
지난 7월에는 큐텐이 인수한 이커머스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의 협력사 정산금 지급 지연 행위가 공론화되면서 '티메프 사태'가 발생했다.
플랫폼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티메프 사태의 피해는 이곳에 입점한 판매자(셀러)와 상품 ·환불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소비자들에게도 퍼졌다. 검찰이 추산한 티메프 사태 피해액은 총 1조5950억원이며, 피해를 입은 판매자는 5만7735명에 육박한다.
이후 정부는 자금 지원과 더불어 대규모유통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키로 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티메프, 판매사, PG사가 서로 연대해 피해금을 환불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초저가 공세’ C커머스, 韓시장 본격 진출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이하 C커머스)는 올해부터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늘려나갔다.
다만 C커머스가 유통하는 상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불거졌다. 알리·테무·쉬인에서 취급하는 상품 다수에서 발암물질, 납 성분 등의 유해물질 계속 검출됐고, 의료제품·식품을 불법 유통·부당광고한 사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적발되기도 했다.
한국과 중국 기업이 손을 맞잡는 사례도 발생했다. 굳건했던 쿠팡에 비해 업계 5위로 밀려난 G마켓은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중국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내년에 설립될 예정인 합작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되며, 두 플랫폼은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 갈등 ‘뜨거운 감자’
배달 중개 수수료(이하 중개 수수료)도 오랜 기간 화두에 올랐다. 업계 내 무료배달 경쟁이 치열해지던 중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플랫폼들이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고 정률제를 적용하면서 문제가 촉발됐다.
그간 어려움을 호소하던 플랫폼 입점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불만이 폭발했고, 정부는 상생협의체를 꾸려 수차례 상생안 합의를 모색했으나 끝내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유동설 위기설’ 롯데그룹…재계 서열 6위 흔들
재계 서열 6위 롯데그룹은 유동설 위기설로 인해 연말 내내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룹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유통·화학 부문 사업이 부진하면서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롯데그룹이 과거 대우그룹처럼 공중분해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특히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케미칼은 신용등급 하락에 이어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올 3분기에는 누적 기준 6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차입금은 10조9570억원에 달한다.
◆백화점도 ‘매출 양극화’ 심화…수도권만 훨훨
올해는 국내 주요 백화점들의 지역별 매출 양극화 현상도 점차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소재 초대형 백화점들은 명품관, 팝업 스토어 등을 무기로 매년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반면, 지방 백화점은 폐점 사례가 부쩍 늘었다.
지방과 다르게 서울 등 수도권 소재 백화점들은 명품관, 체험형 팝업 스토어 등 초대형 이벤트를 편성해 소비자 발길을 유인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방은 인구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반면 수도권은 구매욕구가 높은 젊은층 유입 현상이 계속된 덕에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방은 사정이 달랐다. 올해만 해도 롯데백화점 마산점, NC부산 서면점이 영업을 중단했다. 일부 점포는 업태 변경이 이뤄졌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부진에 시달리다 '커넥트 현대'로 리뉴얼 오픈했으며, 신세계 경기점은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교체됐다. 롯데 수원점은 복합 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라면·과자 ‘K-푸드’ 대유행…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목전
올해 농식품 수출액은 100억달러 달성을 목전에 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누적 기준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90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식품 수출액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11월 기준 누적 수출액은 역대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수출액 상위 품목에는 라면, 과자, 음료 등이 자리했으며 이중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증가한 11억3840만달러(약 1조5967억원)를 기록했다.
삼양식품, 농심 등 국내 라면 업체들은 이 기세에 힘입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탑’을 받은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주력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농심의 경우 내년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진격의 K뷰티’…내수 침체 속 해외선 훨훨
화장품 업종도 내수 시장에서는 소비 침체, 소비 양극화 등 혼란을 겪었으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은 활발했다. 화장품은 여전히 ‘K-뷰티’ 영향력을 앞세우며 인디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확장에 속도를 냈다. 덕분에 관련 브랜드 물량 대부분을 담당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양대 산맥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올해도 무난히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뷰티 대기업 3사(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의 경우 올해도 중국발 부진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미국·일본·동남아 등 비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규모가 잠정 93억달러(약 13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MZ세대 사로잡은 패션‧뷰티 팝업 열풍
올해는 유독 팝업 스토어 열풍도 뜨거웠다. 패션‧뷰티 기업들이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팝업 스토어를 앞다퉈 오픈했고, ‘팝업 투어’가 MZ세대들의 즐길거리로 자리 잡으면서 서로 시너지를 냈다.
현재도 패션‧뷰티 기업들은 MZ세대와 더불어 해외 관광객들이 특히 몰리는 성수동, 명동 일대를 중심으로 팝업 스토어를 잇달아 열며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팝업 스토어가 국내서 외국인 충성고객을 양산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쿠팡뷰티, 컬리뷰티, 무신사뷰티 등 뷰티사업 확대에 나섰던 굵직한 이커머스 업체들도 이미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팝업 스토어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흥행몰이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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