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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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가 제주항공 참사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충격과 슬픔으로 시작한 항공업계는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어렵게 됐다.

푸른 뱀의 해인 2025년은 국내 항공사의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원화 약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각종 비용 확대, 제주항공 참사 영향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 산적한 대내외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강달러’ 비용 확대…항공사, 실적 전망 어두워

원‧달러 환율은 올해 마지막 거래에서 1472.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년 사이 200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환율은 지난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에는 1440원대까지 급등했다.

탄핵정국 지속으로 국내 정치권 불확실성이 가중돼 환율은 더 뛰었다. 시장에서는 탄핵 정국 지속과 강달러 압력에 15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항공사는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비용은 확대된다. 항공사는 주요 비용인 항공기 리스료, 연료비, 정비비, 공항관련비를 모두 달러로 결제한다. 자체 보유 항공기가 많아 리스료 부담이 적은 대한항공도 원·달러 환율 10원 오르면 33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올해 3분기 원·달러 환율 1400원을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순외화부채는 4조6200억원으로 집계 됐다. 아시아나항공도 2조6446억원의 부채를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상황은 비슷하다. 에어부산 6940억원, 제주항공 4180억원, 진에어 2280억원 수준의 순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이 이른 시일 내에 과거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금리인하 속도를 대폭 늦출 것을 시사하면서다.

여기에 제주항공 참사로 국내 항공사의 항공안전투자 확대도 불가피하다. 소비자의 항공기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항공기 교체, 항공기 부품, 정비시설· 장비 등 대부분 달러로 구매해야 해 비용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환율 상승에 항공기 참사까지…여객 수요 감소 불가피

[연합]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진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모습.[연합]

환율이 오르면 여객 수요는 감소한다.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지갑이 굳게 닫힐 수 있다. 특히 비교적 경비가 많이 드는 해외여행 수요는 줄어든다.

여기에 제주항공 참사 사고기 B787-800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서 주로 운용되는 점도 여객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참사에 이어 제주항공의 동일 기종이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한 점도 B787-800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실제 제주항공의 항공권 취소 건수는 약 7만건에 달한다. 지난 29일 0시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항공권 취소 건수는 국내선 3만3000여건, 국제선 3만4000여건을 합쳐 약 6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여행업계 역시 여행 취소 증가와 업계 전반의 침체가 우려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탄핵정국 지속, 원·달러 환율 상승, 제주항공 참사 등 모든 상황이 내년 항공업계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참사가 발생하면서 내년 실적 전망 예측은 시기상조며, 사고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이 우선이다”며 “환율과 여객수요 감소는 정치적 불안요소 해결과 각 항공사의 안전에 대한 노력에 따라 상황이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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