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7323_659414_434.jpg)
2024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AI 기업 전환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한 해였다.
정부도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움직였다. 10년 만의 단통법을 폐지했으며, 알뜰폰 경쟁 활성화를 위한 논의를 지속했다. 한편으로는 제4 이동통신 설립의 경우 철회와 함께 다시 미완으로 남았다.
■ 제4 이통사 설립 결국 다시 원점
올해 초 이동통신업계에서 단연 최고의 관심사는 제4 이동통신사 설립에 대한 기대였다. 정부는 2010년부터 제4 이동통신을 꾸준히 추진해온 탓에 기대감이 컸다. 더욱이 스테이지엑스가 4300억 원에 낙찰 받은 28㎓ 주파수는 '진정한 5G'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처분을 최종 확정했다. 자본금 납입 미이행 등에 따른 스테이지엑스의 재무건정성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정부는 제4 이동통신 설립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초 신년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제4 이동통신사 재추진에 대한 관련 정책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제4 이동통신사로서의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스테이지엑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7323_659413_423.jpg)
■ 10년 만의 단통법 폐지
이동통신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과도한 지원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던 이른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폐지됐다.
단통법은 처음 도입된 의도와 달리 전반적인 소비자 지원금 축소라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왔다. 여기에 스마트폰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이용자들의 부담은 커져왔다.
지난 26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이동통신 단말기 공시지원금 제도와 추가지원금 상한을 없애고 선택약정할인제도는 전기통신사업법에 이관해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단통법 폐지안을 의결했다. 지난 2014년 처음 도입된지 10년 만의 일이다.
이번 단통법 폐지 추진은 단말기 판매 사업자 간 적극적인 지원금 경쟁을 복원해 소비자 후생을 높이자는 취지다.
■ 생존을 위한 선택 AI 기업 전환
국내 무선통신 가입자 경쟁이 고착화되면서 SKT, KT, LG유플러스는 생존을 위해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SK텔레콤은 AI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며 통신 3사 중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 개인 비서 ‘에이닷(A.)’은 2022년 5월 베타 서비스로 시작해 올해 9월 기준 가입자 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
SKT는 통신과 AI 서비스를 잇는 것에 그치지 않고, AI 데이터 센터 구축 등 AI 인프라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AI 관련 매출 증대와 함께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 사업 확대는 SK텔레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3년 3분기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4,2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유영상 CEO는 2025년 조직 개편을 통해 “2025년을 ‘통신’과 ‘AI’를 중심으로 전사 역량을 결집해 핵심 사업 영역 별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실행’의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KT는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손을 잡았다. KT와 MS는 지난 10월 전략적 협력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GPU, 네트워크 IDC, 한국형 클라우드 모델 개발 등에 2조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AI와 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을 기반으로 한 ‘AX(AI 전환) 전문기업’을 내년 1분기 중 설립한다. 이를 통해 2027년부터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고, 2029년까지 누적 매출 4조6,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KT]](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7323_659418_939.jpeg)
AICT 기업 전환을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됐다. 특히 B2B 사업을 총괄해온 ‘엔터프라이즈부문’과 AI 융합 사업을 담당한 ‘전략·신사업부문’을 통합해, AI·클라우드·플랫폼 신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최고의 AICT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성장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도 하반기부터 AI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임 대표를 선임하는 조직개편을 통해 내년 AI 기업 전환을 본격화 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7일 출시한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Xio)’로 주목받고 있다. 익시오는 출시 10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만 건을 돌파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의 AI 기업 전환에는 LG그룹의 지원도 돋보인다. LG그룹은 지난달 임원 인사를 통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진 배치하는 한편,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하게 LG유플러스만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홍범식 사장은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전략을 주도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업계에서는 그가 LG유플러스의 AI 기업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직 개편 역시 이뤄졌다. AI 기반 상품 및 서비스를 주도하는 ‘AI Agent 추진그룹’을 신설하고, ‘모바일 Agent 트라이브’와 ‘홈 Agent 트라이브’를 각각 신설해 AI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원희 LG유플러스 HRBP 담당은 “AI와 디지털 전환 중심의 AX 컴퍼니로 전환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2025년을 새로운 성장 원년으로 삼아 통신 본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