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를 극복하고 2024년에도 연간 실적을 경신할지 기대가 쏠린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부임 이후 현대차·기아의 실적은 매년 신기록을 쓰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차가 지난 2023년 기록한 연간 매출 신기록을 다시 한번 깰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기아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새 역사를 쓸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완성차 업계 및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각각 오는 23일, 24일 4분기 경영 실적 및 연간 경영 실적을 발표한다.
현대차·기아의 2024년 판매량은 각각 414만1791대, 308만9457대다. 현대차의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 줄었다. 반면, 기아는 전년 대비 0.1% 판매량을 늘리는 데 성공해 연간 판매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2024년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173조541억원, 14조832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4% 늘며 연간 매출 실적을 경신하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는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을 각각 106조8732억원, 12조7819억원으로 분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7.1%, 10.1% 뛰며 최대 실적인 2023년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초, 완성차 업계 및 증권가는 현대차·기아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연간 경영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의선 회장 부임 이후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인지도가 치솟으며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고수익차종 판매량이 지속해 늘고 있다.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며 양사의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했고, 이는 업계의 기대치를 높이는 근거가 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래거시 제조사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도 감소했다. 글로벌 2위 제조사인 폭스바겐그룹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902만7400대를 전 세계에 판매했다. 완성차 판매량 1위인 토요타그룹 또한 아직 연간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으나, 전년 대비 판매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전년비 -1%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내수 판매는 줄었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판매량을 늘려 상쇄한 것. 이에 전문가들은 양사의 실적 우상향을 예고했다.
다만, 4분기로 들어서며 환율이 급등했다. 이같은 현상이 연간 실적 기대치를 다소 낮췄다는 분석이다. 판매보증충당금 증가가 예시다.
판매보증충당금이란 자동차를 판매할 시, 회사가 해당 차량의 무상 보증 및 수리 서비스 비용을 미리 비용 처리한 일종의 부채다. 충당금은 통상적으로 달러로 적립하기 때문에 달러가 오르면 충담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분기별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늘어나며 판매보증충당금을 메울 수 있다. 그러나 12.3 사태로 환율이 급등한 12월, 양사의 판매량이 10~11월 대비 줄었다. 게다가 현대차그룹 부품사 파업 등 영향으로 4분기 판매량도 감소했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 판매보증충당부채의 원화환산손실이 영업활동으로 인한 긍정적인 환율효과를 2000억원 이상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트랜시스 파업으로 연말 하이브리드 생산대수가 계획치 소폭 미달함에 따라 영업이익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