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건설 현장, 기사와 무관. [제공=연합]
▶ 아파트 건설 현장, 기사와 무관. [제공=연합]

건설업계가 6일간의 설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에 나서고 있다. 대내외 경제 불안정성으로 인한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소 협력사들의 차질없는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서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앞다퉈 협력사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7일 633곳의 중소 협력사에게 거래 대금 420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당초 지급 기한은 오는 20일부터 내달 7일까지인데, 최대 21일 앞당겨 거래대금을 지급한 것이다. 

중흥그룹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공사대금을 명절 전에 조기 지급했다. 이번 중흥그룹의 공사대금은 약 1000억원 규모로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협력업체에 지급할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며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흥그룹은 이번 공사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전국 30여 개 공사현장의 협력업체들이 임금 및 자재대금을 원활하게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흥그룹은 지난해 추석 명절 전에도 공사대금 1300억 원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설 연휴를 앞두고 중소 협력사 52곳에 결제 대금 65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조기 지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협력사가 안정적으로 공급원을 확보하고 강기적으로 고정 매출을 기대할 수 있도록 협력회사 등록제를 운용하고 있다. 협력사 금융지원을 위한 820억원 규모의 상생 펀드도 운용한다.

중견 건설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동부건설은 약 800억원의 거래 대금을 이번 설을 앞두고 조기 지급했다. 경기 불황으로 건설 업체의 유동성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협력 업체들이 연휴 기간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유동성을 지원하는 취지다. 동부건설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6400억원의 거래 대금을 명절 전에 조기 지급하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예외없이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자금수요가 많은 명절에 협력사에게 보탬이 되고자 조기 지급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나아가는 업무 파트너의 자세로 협력사 지원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건설사인 HS화성은 240여 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총 420억원 규모의 공사 대금을, 서한은 122개 사에 하도급 대금 348억 원을 각각 현금으로 지급했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상생경영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업황 침체에 건설사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현금 수요가 많은 설을 앞두고 조기에 납품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협력사들의 유동성과 자금운용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건설 업계는 업황 침체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려워진 경영 환경에 적자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고, 임금체불 등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건설사들의 조기 자금 집행은 대목을 앞두고 협력사들의 급증하는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건설사 자신들의 재무 안정성을 과시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설 업계는 불황과 고금리고 건설사와 협력사 모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공사대금 조기지급을 통해 협력사들의 유동성에 잠시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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