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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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가 지난해 고환율에 수익성 악화를 보였다. 높은 여행 수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고환율 지속으로 각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항공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여객 수요 증가와 각 항공사의 공급 확대에 따른 결과다.

주목할 점은 항공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감소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항공사 대부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주요 원인으로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이 지목된다.

우선 제주항공은 영업이익 52.9%, 당기순이익 83.8% 감소했다. 에어부산은 영업이익 8.4%, 당기순이익 97.7% 감소했다. 양사는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유류비 등 달러로 결제하는 관련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외화환산손실 4282억원 발생했다. 이에 당기순손실 총합 478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또한, 여객 사업량 증가로 인한 운항비용 증가와 정비 투자 확대로 인한 정비비용 2297억원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고공행진 중인 환율이 항공사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 비용이나 유류비 등을 모두 달러로 지급하고 있어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비용은 증가한다. 여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도 고환율이 지속된다면, 비용 증가로 이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다.

반면, 대한항공은 고환율 영향을 적게 받았다. 매출 중 외화 발생 비중이 높고, 자체 보유한 항공기가 많아 리스 비용이 국내 타 항공사 보다 덜 들어서다. 회사는 탄력적 여객 공급과 미주 노선의 여객 수, 견조한 항공화물 운송량이 지난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시티그룹과 스탠다드차타드 등은 올해 1분기 1435원, 2분기 1440원, 3분기 1445원의 환율을 전망했다. 지난해 평균 환율이 1365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높은 수준이다.

고환율 지속 전망에 국내 항공사는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우선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은 거리 노선 수요 지속 및 중국 노선 실적 회복이 기대됨에 따라 수요 집중 노선에 공급 유지 및 부정기편 확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화물 사업은 전자상거래 수요 증가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유연한 공급 운영으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저비용항공사(LCC)는 노선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인기 노선의 증편과 신규 노선 확보로 여객을 꾸준히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구매 항공기를 도입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제주항공은 계약 기간이 만료된 리스 항공기를 반납하고 신규 항공기를 구매 도입해 연간 14% 가량의 운용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는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항공사의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CC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국내 정치적 상황에 환율이 치솟으면서 높은 해외여행 수요에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자제 보유한 항공기가 없는 LCC의 경우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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