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제공=HD현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1285_663786_2247.jpeg)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슈퍼 사이클’을 맞은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에서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트럼프 특수’로 수혜가 기대되는 함정 시장과 폭발적으로 수요가 성장 중인 미국 전력기기 시장에서 사업 진출과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며 시장 확장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해 연결 매출 67조 7656억원, 영업이익 2조 9832억원을 달성했다. 조선업 호황 및 전력기기 수요 호조 속에 영업이익은 46.8% 증가했다.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1조 클럽’ 등극에 성공했다.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의 수주에 집중하며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집한 결과다.
HD현대일렉트릭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붐과 AI가 불러일으킨 데이터센터 확충 경쟁으로 대규모 전력기기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전체 그룹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담당하며 이익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같은 외형성장 속에 미국 시장을 핵심 시장으로 겨냥, 사업 확장을 잇는다. 올해는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과 현지 전력기기 생산력 확대를 통해 새로운 전환점 마련에 나선다.
조선 부문에서는 미 해군 정비사업 수주를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은 경영일선에 나선 뒤 특수선 사업에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HD현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1285_663787_2311.jpg)
그는 지난해 7월 판교 글로벌R&D센터 내 ‘함정기술연구소’를 개소하며 “세계 최고 함정 기술의 요람으로 삼아 한국이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해외 함정 세일즈에도 직접 나섰다. 지난해 방한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 직접 울산 야드를 소개하며 함정 건조 역량을 어필하고 사업협력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과 함정 정비 협약(MSRA)을 체결해 MRO 수주를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시범적으로 2~3건의 MRO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 조선소 내 대형 도크를 상가 정비에 활용하고 안벽 등 건조시설과 국내 중소 조선소와의 협력 등 물량 확대를 위한 채비도 진행 중이다.
또한, 미국 상선 시장 확대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선박법(SHIPS Act)은 향후 10년간 미국 선적 상선을 250척으로 늘려 전략상선단을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맹국과의 조선업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 등 다양한 진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정 수석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미국 생산시설 확충을 진행하며 시장 선점의 주도권을 잡았다. 미국 초고압 변압기 시장 1위를 자리를 꿰찬 HD일렉트릭은 지난해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보다 50% 이상 늘었다. 수주잔고는 5년치 이상 확보했다.
회사는 주력시장인 미국의 인프라 확충 기조에 맞춰 현지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앨라배마 제2공장 증설에는 1850억원이 투자되며 미국 내 최대 전압 사양인 765㎸(킬로볼트)급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AI 및 클라우드 산업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선별 수주와 효율적 생산 대응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올해 수주 목표는 38억2200만 달러, 매출 목표는 3조8918억원으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