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로 인해 유통업계가 입는 실적 피해가 계속 커지면서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카테고리별 상품 판매 전략까지 바꾸고 나섰다. [출처=EBN AI 그래픽 DB]
이상 기후로 인해 유통업계가 입는 실적 피해가 계속 커지면서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카테고리별 상품 판매 전략까지 바꾸고 나섰다. [출처=EBN AI 그래픽 DB]

이상 기후로 인한 실적 피해가 계속 커지면서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카테고리별 상품 판매 전략까지 바꾸고 나섰다.

그동안 시즌 구분의 기준점이 되던 ‘계절’의 개념을 이전보다 세분화하는가 하면, 아예 날씨를 기준으로 마케팅을 재편하는 움직임까지 시작됐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3사 모두 그간 고집해오던 계절별 마케팅 일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판매 전략을 고안해내고 있다.

이전보다 하절기 자체가 엄청나게 길어진 반면 봄‧가을 간절기의 존재감은 갈수록 사라지면서 식품, 의류, 침구, 의류 등 유통 카테고리 전반의 판매 전략이나 예상 매출액을 재편해야할 필요성 커졌기 때문이다.

일단 시즌을 구분하던 계절 자체를 봄-여름-가을-겨울 등 4개에서 봄-초여름-장마-늦여름-가을-겨울 등 6개로 세분화하고, 이에 맞춰 상품 출시 시즌과 세일 등 행사 기간을 조정하는 게 공통적인 움직임이다.

침구류나 생활 용품은 비교적 덜 민감하지만 기후에 따른 작황이 중요한 식품 카테고리나, 일별로 당장 착용하는 의류가 달라지는 패션 카테고리는 계절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날씨’를 중심으로 판매 전략이나 물량 수급 방법을 유동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2월만 봐도 백화점은 업계는 이상 기후로 인한 매출 변동을 극심히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겨울철 아우터 매출이 본격화하는 11월에 기온이 영상 20도까지 오르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연간 의류 카테고리 실적에서 낙제점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들어 갑작스럽게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이어지면서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의 프리미엄 아우터 브랜드들이 전년 동기 대비 70~95% 늘어난 의외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당장의 ‘늑장 한파 특수’ 자체는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날씨 흐름과 기업의 판매 전략이 계속해서 어긋난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큰 고민거리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백화점들은 의류 카테고리 판매 계획을 기온을 기준으로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기온이 28도 이하일 때는 얇은 자켓류, 29~35도일 때는 냉감소재를 적용한 단품류, 35도 이상일 때는 양산 등 아이템을 앞세우는 방식이다. 간절기 특별 세일의 경우 전통적 봄, 가을 시즌이 아닌 여름 시즌 중 기온에 맞춰 유동적으로 추진한다.

식품 카테고리에 있어서는 길어진 여름 동안 과일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방안에 중점을 둔다. 매 여름철 폭염‧폭우와 같은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한 과일 값이 폭등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데, 여름 시즌 자체가 이르면 4월부터 길면 11월 중순까지 계속 길어져 보다 세부적인 대응책 마련이 더욱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가격 변동이 심한 제철 과일의 경우 우수한 제철 과일 확보에 유리한 직거래 농장을 두 배로 늘리거나 고산지대 농장까지 발굴해 수급 안정화를 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과일 직거래 농장 ‘셀렉트팜’을 올해 2배 가까이 늘렸으며, 롯데백화점은 과일 산지를 다양화해 여름 과일 작황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측 불가능한 이상 기후와 이에 따른 계절감 실종 현상이 잦아지면서 주요 백화점들도 비로소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며 “시즌 자체를 이전보다 훨씬 잘게 쪼개 계절을 구분하기 시작했으며, 이 마저도 부족하면 주별 기온 변동을 기준으로 상시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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