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MBK 김병주 사재출연…3호펀드 출자자 보호? 회생협상 진정성?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사재 출연 의사를 밝히자 메리츠금융그룹을 비롯한 홈플러스 채권단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사채 출연 가능성을 보지 않는 등 MBK 태도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시장 일부에서는 MBK가 주요 출자자(LP)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MBK파트너스는 16일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입장문을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이뤄진 홈플러스·MBK파트너스의 급작스러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홈플러스 임직원과 협력업체, 채권자들 사이에서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급기야 MBK 3호 펀드의 매각 차익이 무려 7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MBK는 주요 출자자(LP)에게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츠 등 채권단은 이날 MBK 측의 사재 출연 발표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메리츠 측은 MBK의 구체적인 진정성이 실행되어야 관련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사태의 공은 앞으로 본격화될 채권단과의 협상으로 던져졌다. 금융권의 홈플러스 관련 금융대출 익스포저(대출·지급보증 등 위험노출액)는 1조4000억대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 1조3000억원을 집행한 금융권 최대 채권자다. 금리는 연 8%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말 기준 대출 잔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나머지는 KB국민은행(547억원), 신한은행(289억원)·우리은행(270억원) 순이다.

홈플러스·MBK파트너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채권단의 협조가 필수다.

하지만 홈플러스·MBK파트너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지난해말 증권을 급격히 발행하면서 유동성을 끌어모아 미리 기업회생을 준비해왔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또한 주채권자인 메리츠는 지난 4일 대출 담보로 잡은 홈플러스 매장의 가치가 5조원 안팎에 달해 남은 대출을 회수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홈플러스 임직원과 입점업체의 상거래 채권이 사회적 문제로 언급된 만큼 메리츠 일방향의 담보권 실행은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여기에 금융당국과 정치권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만큼 메리츠가 대출 상환 유예, 이자 경감 등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협상을 본격화하기 위한 시기와 계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업계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관건은 MBK 측의 사재 출연 규모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에 대한 시장 평가에 따라 향후 사태 해결 과정이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