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본사전경. [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전경. [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사외이사를 대거 영입하며 전문경영 체제를 본격화한다. 특히 지난해 경영권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만큼 한미약품그룹의 전통이자 기조인 연구개발(R&D) 중심의 성장 전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26일 서울시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제52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추천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 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사내이사 후보 등 4명이 선임됐다.

또 사외이사로는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 김영훈 전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 신용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등 3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특히 이번 사내이사 가운데 김재교 후보는 대표이사로 내정돼 이달 초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입사했으며, 심병화 후보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돼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김 부회장은 경북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후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전략기획부문장(전무) 등을 역임하며 30년가량 IR과 경영기획 등을 담당하는 등 업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인사는 그간 경영권 분쟁에 따른 오너 경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한미사이언스 이사 및 대표이사에서 사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총에 참석하지 못한 송 회장은 인사글을 통해 “한미약품그룹에 더 이상 분쟁은 없다”며 “대주주들의 합심과 이사회의 탄탄한 지원, 전문경영인들의 자유로운 역량 발휘가 조화를 이뤄 한미약품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비상할 것임을 주주님들께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송 회장, 임 부회장,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 등 ‘4인 연합’은 지난해 임종윤·종훈 형제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이후 “한미약품그룹은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를 통해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들을 지원하고 견제하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견고히 구축해 새 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됨에 따라 전문경영인을 통해 향후 R&D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열린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도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을 비롯해 기타비상무이사에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사외이사에 이영구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를 선임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R&D에서도 연구를 위한 연구 아닌 성과를 위한 연구를 통해 가시적인 신약 성과로 주주가치 제고에 온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지난해 항암, 비만, 희귀질환 분야의 혁신 신약 연구 결과 39건을 발표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에 올해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하는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