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셀트리온]
제 34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셀트리온]

셀트리온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총 위크가 시작된 가운데 다수 기업들이 지배구조 정비에 나설 전망이다.

25일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 3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의장으로 정기주총 진행을 맡은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셀트리온은 합병 후 과도기를 지나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시적인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셀트리온 주총에는 △제34기 재무제표 △자본준비금 감액 △이사선임 △이사 보수한도액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5개 안건을 상정했으며,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가운데 서정진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되며 향후 2년간 다시 한번 셀트리온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후보자는 제품 개발, 생산, 판매 전략 등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면서 “재선임을 통해 셀트리온의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제약 산업 내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2021년 서 회장은 은퇴를 약속한 65세에 경영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2년 만에 셀트리온의 실적 악화와 리더십 필요성 등을 앞세워 사내이사·이사회 공동의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이날 셀트리온 외에도 제일약품도 주총을 개회했으며, △제8기 재무제표 △이사선임 △사외이사 △사회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등 5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사내이사로 노치국 이사, 이창석 이사가 재선임되고 한상우 이사가 신규 선임됐으며, 김득웅 사외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 중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된 오너 3세인 한상우 제일약품 마케팅본부 전무가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형제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제일약품 이사회는 한상철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히면서 제일약품 창업주인 고(故) 한원석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차남이 각각 이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는 “작년에는 대한민국 37호 신약으로 승인된 ‘자큐보’로 제일약품의 연구개발 역량과 혁신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올해 제일약품은 신약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의 개량 및 적응증 확대 등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오는 26일에는 한미약품, JW중외제약, SK바이오팜, 대웅제약, 종근당, GC녹십자, HK이노엔 등 상장 기업들이 주요 안건으로 이사 선임, 정관 변경, 감사위원 선출 등을 상정해 안건 통과를 추진할 예정인데, 대표이사를 비롯한 이사진 교체에 나서는 곳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임주현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 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사내이사 후보 등 4명 선임 안건을 주총에 부의한다.

JW중외제약은 주총에서 R&D(연구개발) 전문가인 함은경 총괄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함 총괄사장이 대표로 내정되면 기존 신영섭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이며, 첫 여성 CEO여서 업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해도 글로벌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본격적으로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위기 상황일수록 오너 경영 등을 통해 중심을 잡고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