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HLB 회장. [제공=HLB 유튜브]
진양곤 HLB 회장. [제공=HLB 유튜브]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리보캄렐)’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또다시 좌초되면서 HLB그룹 관련 주가가 폭락하는 등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신약 허가의 어려움이 강조되면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여 향후 이 같은 우려가 더 커지지 않을지 주목된다.

24일 HLB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FDA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해 다시 한번 보완요청서(CRL)를 발급했다.

앞서 HLB는 미국에서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해 2023년 5월 FDA에 첫 품목허가를 신청했는데, 지난해 5월 첫 허가가 불발된 이후 2차에서도 다시금 보완요청을 받으며 허가가 무산됐다.

HLB 측은 FDA의 지적사항이 경미한 내용일 것이라고 보고 향후 서류를 보완해 다시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신이 커지면서 당일 HLB 주가는 전일 대비 29.97% 하락한 4만6500원에 마감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이날 HLB의 주가가 다시 뛰어오르면서 오후 1시 기준 전일 대비 15.48% 오른 5만3700원에 거래되는 등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FDA 허가 발표전인 20일 6만6400원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가 하락이 바이오 전반에 퍼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약을 준비하고 있는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1일 전일 대비 2.89% 하락한 2만8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HL161’(성분명 바토클리맙)이 중증근무력증 임상 3상과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 임상 2b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그러나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와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 여파와 제품 상업화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같은날 7.55% 하락한 12만1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지난해 자사 폐암 신약 ‘렉라자’의 FDA 허가로 긍정적인 상황에도 최근 기술반환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를 위한 융합단백질(YH25724)에 대한 계약 해지와 권리 반환 통보를 받으면서 상승세가 일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알테오젠의 경우 지난 17일 AZ(아스트라제네카)의 자회사 메디이뮨 등과 피하주사제형(SC)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하이브로자임’(ALT-B4) 플랫폼 기술과 관련한 기술거래 계약을 체결 소식을 알렸다.

해당 계약으로 개발 단계에 따른 최대 계약금 13억 5000만달러(약 1조9600억원)에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으로만 4500만 달러(약 610억원)를 받게 됐다. 그럼에도 알테오젠의 주가는 같은날 0.8% 하락한 3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지난 18일 이후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전날에는 10.98% 하락하기도 하면서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이는 계약 체결 소식 이후 역대 최고가인 45만9500원을 기록한 이후 주주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예측됐다.

결국 HLB를 제외한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특별한 하락 사유가 없었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을 두고 기술수출 등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여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를 반영하는 KRX 헬스케어 지수도 21일 기준 2.5% 하락한 3753.41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HLB의 경우 신약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주주들의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어 주가 하락은 예고된 상황이었다”면서도 “다만 해당 기업의 주가 하락이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순 없지만, 아무래도 신약 허가가 그만큼 어려운 걸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모습이어서 아쉬움을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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