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3월 26일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자동차 관세 및 기타 주제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청난(phenomenal)” 제안을 받을 경우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고위 당국자들의 강경한 태도와 달리, 백악관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폭락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관세 정책을 전반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금리 하락과 함께 경제적 불확실성도 곧 진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우리에게 협상할 수 있는 큰 힘을 준다”며 “모든 나라가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 완화를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하며, “누군가 우리에게 ‘엄청난 무언가’를 제안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좋은 것이라면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주식시장 급락 직후 나왔다. 이날 S&P 500 지수는 약 5%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2조 5천억 달러가 증발했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2021년 고점 대비 20% 급락해 약세장 진입 우려를 자극했다. 달러화는 1.5%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바이트댄스(ByteDance Ltd.)의 미국 내 틱톡(TikTok) 사업 매각을 승인할 경우, 관세 완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재차 밝혔다. 틱톡은 매각 시한이 토요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일환으로 시한 연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거의 협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중국이 ‘관세가 불만이다’라며 틱톡 승인을 얻기 위해 무언가 제안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실제로 그렇게 나설 것이라는 정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외국 정부 및 주요 기업인들과 관세 문제를 두고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업계 임원들과도 이야기했으나, 구체적인 기업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도 통화했으며, 그가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주 초 미국산 제품에 대한 자국 내 관세를 철폐하며 미국발 보복 관세를 피하고자 했으나, 백악관은 이스라엘산 제품에도 17%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시장은 다시 폭등할 것”이라며 “조금만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과 10년물 국채 금리 하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금리가 떨어지는 건 마치 식료품 가격이 내려가는 것과 같다. 달걀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새로운 미국 관세 체제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은 최소 관세율인 10%를 적용받고 있으며, 유럽연합(EU) 국가들은 20% 관세가 부과된 상태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