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율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098_671677_292.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상호관세안과 관련해, 발표 3시간 전까지도 최종안을 확정하지 못한 채 혼선이 이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국가별 관세율을 결정하는 계산 방식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선택한 것으로 확인, 정책 결정의 전문성과 객관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WP에 따르면 상호관세안이 발표된 2일 오후 4시(백악관 로즈가든 기준) 직전까지도 백악관 내부에선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1시경까지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관세안에서 사용된 세율은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단순 나눈 비율로, 기존 경제 관료들이 수 주간 준비한 여러 옵션들 중 트럼프 본인이 택한 방식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수입의 가격탄력성과 관세 전가율 등을 종합 고려했다"고 설명했으나, 실상은 단순 비례 계산에 불과해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WP는 "이 방식이 누가 처음 제안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피터 나바로가 주장한 계산법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나바로는 대표적인 보호무역주의자로, 트럼프 1기부터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의 설계자로 활동해왔다. 현재도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으로서 트럼프 경제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1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백악관 내부에서 실질적인 이견도 거의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12명을 인터뷰한 결과,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 의견을 낸 인사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도 나바로 고문은 강경한 보호무역 관세정책을 적극 주장했고,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부비서실장 등은 "대통령이 원하는 방안이면 어떤 안이든 수용 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윌버 로스 전 상무장관은 WP에 "트럼프 경제팀은 1기 때와 달리 오직 골수 지지자들로 구성됐다"며 "이는 과거 인사들이 중도에 이탈하거나 폭로성 저서를 내는 등의 일이 반복되면서 생긴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관세안에 적극 동조한 인사들이야말로 진정한 트럼프 지지자임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