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혈뇌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B’를 비롯해 이중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 플랫폼,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 담도암 치료제 ‘ABL001’ 등 4대 핵심 축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가겠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9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핵심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바이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애널리스트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간담회도 열었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7일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기술료)만 1480억원에 달하며,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4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 바이오기업 기술 수출 사례 중 알테오젠과 머크(MSD)의 4조7000억원 계약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다.

그랩바디-B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독자 개발한 BBB 셔틀 플랫폼으로, 약물을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IGF1R)를 통해 뇌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뇌를 보호하는 혈뇌장벽은 외부 약물 침투를 막는 방패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뇌질환 치료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 플랫폼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그랩바디-B는 다양한 모달리티(치료 접근 방식)와 타깃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다수의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로슈, 존슨앤드존슨(J&J), 바이오젠 등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확보한 유사 플랫폼과 비교해도 기술력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갖췄다는 평가다.

그는 “이번 GSK 계약은 그랩바디-B가 가장 우수한 BBB 셔틀임을 입증한 사례”라며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베타, p-타우 등 타깃을 세분화해 기술이전 기회를 더욱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존 단일항체 기반 치매 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되는 아밀로이드 관련 이상반응(ARIA)을 언급하며 “다중 항체 기반 플랫폼인 그랩바디-B가 글로벌 제약사들의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바이오젠의 ‘아듀헬름’,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 등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들도 ARIA 부작용으로 인해 상업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반의 ADC 신약 ‘ABL206’도 주요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이 치료제는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삼중음성유방암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전문 인력을 영입해 ADC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ABL206을 비롯한 검증된 항체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향후 차세대 혹은 듀얼 페이로드 개발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이중항체 신약 ‘ABL001’(토베시미그)은 현재 미국 바이오 기업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전이성·재발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2/3상에서 유의미한 톱라인 결과를 도출했다. 

이 대표는 “담도암은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인 만큼, ABL001이 내년 중 2차 치료제로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랩바디-B와 그랩바디-T의 플랫폼 타깃 확장, 이중항체 ADC 및 ABL001의 R&D(연구개발) 강화 등을 통해 올해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 가치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플랫폼 기술과 전략적 파이프라인(개발 중인 제품) 확장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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