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통위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류용환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564_673389_2456.png)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0.25%포인트(p) 낮춘 한은 금통위는 연속 인하보다는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연 3.5%까지 올라갔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0.25%p씩 2차례 연속 인하를 결정한 한은은 올해 1월 동결하면서 숨 고르기에 나섰다. 2월에는 인하를 단행하며 기준금리는 2022년 10월(2.5%) 이후 2년 4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금리 동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 가계 부채 증가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미국 상호관세 발표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 후반대에 오르며 '강달러' 양상을 보였다. 지난 9일에는 1481.1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점에 오르기도 했다.
상호관세 적용 시기를 90일 늦추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유예하면서 고환율 양상을 보인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1400원 초반대로 떨어졌지만, 말 한 마디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1월 금통위는 환율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고 했으나 "고환율에 한 번 쉬어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결정 이후 3월 들어 재지정하는 사이, 가계부채 증가 가능성이 제기됐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가계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에 추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동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상황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는데, 이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이 우려된다.
이번 금리 동결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p로 유지됐다.
기존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내수진작을 위해, 금리을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르내리고 있다.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미국 관세리스크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이 우려되기에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1.9%~2.1%)보다 낮춘 1.5%를 제시한 상태다
환율 변동성, 가계대출, 연준 금리 속도 등에 따라 동결을 선택한 한은은 숨 고르기에 나선 뒤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