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한남 단지 투시도[출처= DL 이앤씨]
아크로한남 단지 투시도[출처= DL 이앤씨]

상반기 분양시장에 ‘하이엔드 아파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역 내 최상급 입지에 들어서는 고급 신축 단지들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며 시장의 초양극화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주거 수요’가 집중되며 서울과 지방 광역시를 막론하고 하이엔드 아파트 거래가 연이어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고급 신축을 중심으로 한 수요 쏠림은 단순한 주거 수요를 넘어, ‘자산가들의 상징’으로서의 의미도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가 발표한 ‘2025 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고급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은 18.4%로 전 세계 100대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6.2%)보다 3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고급주택가격지수(PIRI)는 상위 5% 고급 주거지의 가격 변동률을 집계한 글로벌 지표다.

실제 시장에서도 하이엔드 단지의 프리미엄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 3월 70억 원에 거래되며 평당 2억 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동일 면적 중 최고가다. 반면 서울 최저가 아파트(2억 7,800만 원)와는 25배 가까운 가격 차이를 기록해, 시장 내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지방 광역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진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더샵’ 전용 186㎡는 4월 49억8,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역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구 수성구 역시 2020년 입주한 ‘힐스테이트 범어’ 전용 118㎡가 지난해 8월 21억 원에 거래됐고, 같은 달 ‘수성범어W’ 전용 84㎡도 14억7,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되며 수요 집중을 입증했다.

하이엔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분양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상반기에는 서울·부산·대구 등에서 핵심 입지의 하이엔드 단지들이 속속 분양을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대구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수성구 범어동 1번지에 ‘어나드 범어’를 5월 선보인다. 아파트와 주거형 오피스텔, 상업시설이 포함된 복합단지로 조성되며, 전용 136~242㎡의 대형 평형 604가구로 구성된다. 대구 최초 단지 내 영화관과 컨시어지 서비스 등 프리미엄 특화 요소가 도입된다.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롯데건설이 6월 옛 한진 CY 부지에 ‘르엘 리버파크 센텀’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244㎡, 총 2,07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서울 강남권에서도 공급이 이어진다. 롯데건설은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 재건축을 통해 ‘잠실르엘’을 선보인다. 전용 45~145㎡ 총 1,910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241가구다.

업계 관계자는 “최상급 입지 하이엔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상품이 아닌, 부의 상징이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프리미엄 주거 수요는 앞으로도 특정 입지와 상품에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