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출처=HD현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출처=HD현대]

 

존 펠런 미국 해군성 장관의 방한과 함께 한국 조선업체들의 대미 전략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미국 조선업 재건이라는 공통 목표에 접근하며 한미 간 조선 분야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펠런 장관은 지난달 30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방문해 주요 경영진과 미국 해군의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MRO)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한국 조선업체들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양사는 국내 대표 해양방산업체로서 한미 조선분야 협력 가운데서도 미 해군과의 함정 MRO, 나아가서는 함정 신조에 있어서도 긴밀한 파트너십이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시장으로의 ‘지름길’을 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HII)와의 협력을 통해 함정시장에 보다 빠르게 참여 기반을 넓히는 전략이다. 

HD현대는 지난달 헌팅턴잉걸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조선소 디지털화, 생산인력 육성 등 협력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의 전략은 장기적인 안목 아래 미국 시장 진입의 문을 넓히는 한편, 기술 교류를 통해 미래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구상이다. 방산 협력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잉걸스와의 MOU에는 이지스함 건조 노하우와 경험 공유, 생산성 제고를 위한 협력 외에도 당사가 잉걸스의 공급망으로 참여하는 부분까지 포함됐다”면서 “블록보다 작은 벌크재나 공급망부터 참여해 점진적으로 블록 단계까지 협력 법위를 넓혀 나간다는 구상”이라고 언급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해군의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 호에 대한 MRO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는 한국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의 유지보수 계약을 수주한 사례로, 한화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직접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는 미국 해군 유지보수는 물론 향후 상선 건조 시장까지 직접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한화오션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리도록 생산설비를 확장할 것"이라며 "2개의 도크 중 하나를 안벽으로 쓰고 있는데, 이를 도크로 활용하면 2배 정도로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조선업 재건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한국 조선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번 펠런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한미 간 조선협력이 실질적 결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출처=한화오션]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출처=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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