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제공=한화오션]

한미 양국이 통상 현안을 조율하는 고위급 협의에서 조선산업이 핵심 협력 의제로 다시금 부각됐다.

우리 정부는 세계 1위 조선기술력과 현지 투자 의지를 강조했고, 미국은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등 분야에서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 협의’에서 미국 측은 한국 조선업의 스마트조선소 구축 역량과 기술 협력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며 협력을 먼저 제안했다.

미국 측은 특히 HD현대중공업과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 간 체결된 MOU 사례를 언급하며, 디지털 조선소 구축을 위한 공정 자동화, 로봇 및 AI 도입, 생산인력 육성 등에 대한 협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 등의 사례를 들어 한국 조선업계의 현지 투자 확대 의사를 피력했다. 

한국 측이 건넨 조선업 기념주화. [출처= 연합]
한국 측이 건넨 조선업 기념주화. [출처= 연합]

특히 이날 한국측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함께 거북선이 새겨진 기념주화를 미국 대표단에 전달하며 협력 의지를 전달했다.

임진왜란 당시 맹활약한 거북선은 한국의 조선기술의 역사와 자부심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고유 기술력에 기반한 ‘조선강국’의 정체성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또 LNG운반선은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으로 우리 기술역량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이번 협의에서는 상선 및 군함 건조, 기술이전 구체 방안 등 직접적인 투자 요청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조선 분야 협력 의지는 지속 확인된다. 이번 주 방한 예정인 존 펠런 미 해군성 장관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양사는 함정 MRO와 건조 분야에서 미 해군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미 양측은 다음주부터 실무 협의가 가동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에서 ▲ 관세·비관세 조치 ▲ 경제안보 ▲ 투자 협력 ▲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분야의 협의 틀이 마련됐다. 

조선업계는 실무 협의 과정에서 조선산업이 협상 지렛대로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또 구체적인 협력 비전을 확인할 것으로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 인프라가 쇠퇴한 상황에서 한국의 고도화된 건조 기술력과 생산역량, 기술이전 의지는 미국이 실질적 파트너로 받아들일 만한 매력적인 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줄 오른쪽 두번쨰)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당시 미국 해군성 장관(앞줄 오른쪽 세번째)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HD현대]
(앞줄 오른쪽 두번쨰)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당시 미국 해군성 장관(앞줄 오른쪽 세번째)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HD현대]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