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美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준비됐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와 만나 한·미 간 조선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6일 회사측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과 그리어 대표의 회담은 서울에서 진행됐으며, 양측은 조선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교환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이날 HD현대중공업과 미국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 간 협력 사례를 소개하면서, ▲공동 기술개발 ▲선박 건조 협력 ▲기술 인력 양성 등 구체적인 협력 모델을 제안했다.

국내 조선업계 인사가 USTR 대표와 공식 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측 대표단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방한 중이다.

특히 미국 내 항만 크레인 시장의 중국산 독점 문제를 지적하며, HD현대삼호중공업의 크레인 제조 역량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측에 공급망 확대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제시하며,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 조선산업 재건의 실질적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피력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의지와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춘 만큼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최근 미 행정부가 자국 조선·해운 산업 보호 및 재건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미중 무역 협상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