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국제 유가와 금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달러화는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약세를 보였다.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대비 0.6% 하락한 98.67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배경이다. 이번 조치는 6월 4일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중국이 기존 미중 무역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양국 간 무역 갈등을 다시 부각시켰다.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의 차별적 조치가 먼저라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화 회담이 이번 주 중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일정 부분 이견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달러 약세와 무역 갈등 심화는 국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배럴당 62.5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85%(1.73달러) 상승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64.63달러로, 2.95%(1.85달러) 상승했다.
금값도 안전자산 수요 확대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금 선물은 온스당 3,397.20달러로 전장 대비 2.5% 상승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한 데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리스크와 지정학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이 원자재와 금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자니어메탈의 피터 그랜트 수석 전략가는 “철강 관세 인상과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공격 등은 단기적으로 위험회피 성향을 강화시키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한편 캐나다 앨버타주 산불로 일부 셰일오일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급 측면에서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