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리얼하우스]
[출처= 리얼하우스]

국내 상장 건설업체들의 재무 위험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평균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며, 수익성은 2022년보다 악화됐다.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종목은 실적과 무관한 테마로 주가가 급등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분양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가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상장 건설사 34곳의 평균 부채비율은 2023년 137%에서 2024년 말 203%로 급등했다. 이는 국내 전체 상장사 평균(2022년 기준 79.9%)보다 2.5배 이상 높은 수치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720%)이었다. 뒤이어 금호건설(589%), HJ중공업(542%), 일성건설(454%) 등이 400% 이상을 기록했다. 코오롱글로벌, SGC E&C, GS건설, HL D&I 등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전체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2022년 147조 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164조 원, 2024년 162조 원으로 유지됐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9조 원에서 6.7조 원, 다시 4.6조 원으로 급감했다. 2024년 매출원가율은 92.09%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에만 영무토건(시공능력 111위)을 포함해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대저건설, 안강건설, 삼정기업 등 총 11개사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는 지방 주택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 여파로 풀이된다.

반면 수도권 중심의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는 10대 대형 건설사들이 상반기에만 20조 원 넘는 정비사업 수주를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대형사와 중견사의 역할 분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리얼하우스 김선아 팀장은 “정비사업에서 대형사 간 경쟁이 과열되며 조합 이익은 후세대의 부채로 전가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상장 건설사는 실적과 무관하게 테마주로 급등하며 작전성 매매 우려를 낳고 있다. 삼부토건이 거래 정지된 이후, 상지건설은 3월까지만 해도 3천 원대였던 주가가 4월 중순 5만6천 원까지 치솟았고, 6월 16일 기준 1만6천580원에 마감됐다.

이남수 전 신한은행 지점장은 “테마를 입혀 시가총액이 작은 회사를 띄운 뒤 고점에서 매도하는 수법이 반복되고 있다”며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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