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 주택 청약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공급 감소, 규제 강화, 시장 불확실성 등 삼중 압박 속에서 실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실수요층은 규제 이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38%, 수도권은 0.10% 상승했다. 강동구와 양천구처럼 교통과 학군 인프라가 뛰어난 지역이 상승세를 견인한 가운데, 수도권에서도 실거주 수요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거래 시장은 여전히 고금리 부담과 초기 자금 부담으로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금 계획이 수월하고 분양가가 고정된 청약 시장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청약 열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5월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9.29대 1로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서울 고척푸르지오힐스테이트(13.52대 1), 힐스테이트 메디알레(13.09대 1) 등 주요 단지뿐 아니라, 동탄포레파크자연앤푸르지오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에도 불구하고 71.42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6월 들어서도 고덕강일대성베르힐은 97.39대 1, 평택고덕금성백조예미지는 4.06대 1을 기록하는 등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쟁 과열의 배경으로 “규제 강화 이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심리”와 함께 “자금 부담이 적은 청약이 실수요자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지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공급 감소도 청약 집중을 유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28만3,984가구로 전년 대비 6만 가구 이상 줄었고, 2026년에는 21만2,216가구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수요는 유지되는데 공급이 줄면서,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의 선택 폭은 좁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6~7월에는 분양이 미뤄졌던 주요 단지들이 대거 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6월 수도권에서는 효성중공업이 경기 광주에서 ‘해링턴 스퀘어 리버파크’를 공급한다. 지하 5층지상 39층, 아파트 818가구와 오피스텔 72실 등 총 89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GTX-D 노선(예정), 수서광주 복선전철(예정) 등 미래 교통망 수혜가 기대된다. 같은 달 김포 풍무지구에서는 1,769가구 규모의 ‘해링턴 플레이스 풍무’도 공급된다.

SM스틸건설부문은 용인 처인구에서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997가구)을, 현대건설은 7월 의정부 호원동에 1,816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군포 대야미역 인근에서는 금강주택이 ‘군포 대야미역 금강펜테리움 레이크포레’(502가구)를 공급하며, 서울 영등포에서는 대우건설·두산건설 컨소시엄이 659가구 규모의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를 선보인다.

서울 고급 오피스텔 시장도 움직인다. 용산 유엔사 부지를 재개발하는 ‘더파크사이드 서울’ 프로젝트의 일부인 ‘더파크사이드 스위트’가 6월 분양된다. 총 775실 규모로, 주거·오피스·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개발 단지다.

지방에서도 굵직한 분양이 줄줄이 예고됐다. 포스코이앤씨는 대구 수성구 옛 MBC 부지에 ‘어나드 범어’(604가구)를 6월 30일부터 청약 접수하고, GS건설은 충남 아산시에서 ‘아산탕정자이 센트럴시티’(1,238가구), 경남 양산에서는 ‘양산자이 파크팰리체’(842가구)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부산 서면에서는 쌍용건설이 최고 48층 높이의 ‘쌍용 더 플래티넘 서면’(468가구)을 분양하고, 대전에서는 KB부동산신탁과 BS한양이 ‘대전 문화공원 수자인’(509가구), 7월에는 코오롱글로벌이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998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여름 분양 시장이 사실상 실수요자의 마지막 '타이밍'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규제 강화와 공급 감소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청약 쏠림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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